MBC 노사가 첫 대화 테이블을 마련하면서 파업사태가 '대화 국면'으로 흐르는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MBC 노사는 29일 오후 2시 30분 MBC 여의도 사옥에서 만나 20분 만에 서로의 입장만 확인한채 대화를 마쳤다.

이날 사측 대표로는 이진숙 기획홍보본부장, 백종문 편성제작본부장, 조규승 경영본부본부장이 나왔고 노조 대표는 이용마 홍보국장, 강지웅 사무처장, 박미나 경영부위원장이 나와 대화를 나눴다. MBC 노조는 "대화 내용은 회사 측의 요구로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고 전했다.

이번 대화 테이블은 첫 공식대화일 뿐 아니라 정치권에서 MBC 파업 문제 해결을 위한 방안이 나왔다는 점에서 노사의 입장 변화를 기대케 해 관심을 모았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결렬 분위기는 아니다. 양측 관계자에 따르면 서로 요구하는 사항과 수용할 수 없는 사항 등 기존의 원칙적인 입장을 밝히고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기존에는 김재철 사장 퇴진을 둘러싸고 서로 입장이 엇갈렸지만 서로 대화 파트너로서 테이블에 앉아 접점을 찾아보려는 노력을 했다는 것에 의미를 두는 분위기다.

하지만 여야 합의문에 대해서는 해석 차이가 뚜렷하다. MBC 노조는 이날 성명을 통해 사실상 김재철 사장 퇴진을 명문화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에 반해 송윤석 MBC 송윤석 정책홍보부 홍보부장은 "여야는 방문진이 조정 처리하도록 협조하고 문방위에서 노력한다는 건데 협조와 노력한다는 것이 퇴진했다고 볼 수 있느냐"고 반박했다.

송 홍보부장은 "MBC  파업 문제는 국회 개원의 주요 쟁점이 됐던 사안으로 개원을 하려면 서로 문구를 양보해야 하고 결국 가장 원론적이고 원칙적인 문구가 됐는데 퇴진 문제 논의가 됐다는 해석은 너무 앞서가는 전망이고 예단이다. 회사는 김 사장이 주어진 임기동안 시청자에게 봉직하겠다는 입장에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또한 파업종료 시기에 대해 MBC는 7월 말 열리는 런던 올림픽 이전에 노조의 파업 종료를 기대하고 있지만 노조는 김 사장 퇴진에 대한 확실한 약속 없이는 불가하다는 입장이다.

다만, 징계 문제를 두고 MBC가 신중한 입장을 보여 의견접근이 이뤄질지 주목된다. 오는 2일 17개 지역MBC는 53명 노조 집행부 간부에 대해 인사위원회에서 징계하겠다고 예고해놓은 상태이다. MBC는 대화 국면에서 징계 얘기를 꺼내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입장을 전했다. 노사가 대화 국면에 접어든 상황에서 또다시 징계 문제로 서로 얼굴을 붉힌다면 책임론이 불거질 수 있기 때문이다.

노사는 향후 협상 일정을 확정하지 않았지만 추가 대화를 위한 일정을 잡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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