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철 MBC 사장은 퇴진하라'는 시민들의 여론이 심상치 않다. 2008년 광우병 파동 촛불 집회 이후 사라진 대규모 거리 집회로 재현될지도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150일 가까이 파업이 장기화되면서 MBC 파업의 체감온도가 떨어질 즈음에 무한도전 폐지설에 이어 최승호 PD와 박성제 기자 해고 조치 이후 김재철 사장 반대 여론이 거세지는 형국이다.

김재철 사장 반대 여론은 서명운동을 중심으로 폭발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오는 30일 서울 시청광장에서 열리는 MBC 노조 주최 파업 콘서트에도 스타급 가수들이 대거 자진 출연을 결정하는 등 파업 열기도 고조되는 양상이다.

김재철 사장 반대 여론…자발적 모금, 후원, 대규모 집회 등 폭발 직전

MBC 노조는 조만간 김재철 사장 퇴진 서명운동을 집계한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어서 100만명 달성이라는 상징적 구호도 조만간 나올 것으로 보인다. 100만명이 달성되면 김재철 사장 구속 수사 요구 목소리도 확인된 셈이어서 검찰에도 큰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온라인상 서명운동은 시작 닷새 만에 6만 4천여 명이 참여해 뜨거운 열기를 보여주고 있다.

자발적 국민 모금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2008년 촛불 집회에서도 적극 참여했던 82쿡 닷컴'은 MBC 노조 조합원들을 위한 밥차 지원 성금 모금을 시작해 사흘만에 1천만 원이 넘는 성금을 모으기도 했다.

오는 30일 열리는 김재철 헌정 콘서트 <전 그런 사람 아닙니다> 제목의 콘서트에는 온라인상 보여줬던 김재철 사장 퇴진 여론을 눈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일단 콘서트에 참여 의사를 밝힌 출연진들 면면이 예사롭지 않다. 특히 한국 록음악의 전설인 들국화는 전인권, 최성원, 주찬권 등 원년 멤버가 모여 사실상 이번 콘서트를 원년 멤버 재결성 복귀 무대로 오를 예정이다.

MBC노조에 따르면 들국화는 "공정방송을 위한 MBC 노조의 정당한 노력을 마땅히 지지한다"며 "조속한 방송정상화를 바라는 마음으로 공연 참석 의사를 먼저 MBC 노조 쪽에 전달하게 됐다. 들국화가 할 수 있는 건 음악이기에 공연을 통해 고생하시는 많은 분들께 작은 위로가 되었으면 좋겠다"는 뜻을 전달했다.

이은미씨는 현재 <나는가수다>에 출연 중인데도 이번 파업 콘서트에 출연을 결정했고 역시 <나는가수다>에 출연 중인 박완규씨도 출연 결정을 내렸다. 이외에 가수 김C도 MBC 파업 지지 콘서트 무대에 오를 예정이다.

언론 자유 지키자 공감대 확산

1인 시위 등 시민들의 직접 행동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4·9 통일평화재단 등 4개 시민단체는 최승호 PD와 박성제 기자 추가 해고 조치 이후 이진숙 기획홍보본부장과 권재홍 보도본부장, 안광한 부사장, 백종문 편제본부장 등 4명 집 앞에서 출퇴근 시간대 1인 시위를 벌이고 있다.

MBC 노조는 27일 이진숙 본부장이 1인 시위를 벌인 안경호 4·9 통일평화재단 실장에 대해 명예훼손으로 고소장을 접수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전하기도 했다.

지난 20일 야당과 각계 시민사회단체가 참여한 'MBC 파업 해결 및 김재철 퇴출 촉구 시국회의'에서 결정된<쫌, 보자 무한도전X2> 프로젝트에도 시민들의 참여가 이어지고 있다. 이번 프로젝트는 2명을 시작으로 해서 하루 두배수씩 4명, 8명, 16명, 32명 등으로 참여 인력을 늘려서 오는 7월 4일에는 1만6384명까지 모이면 완료되는 퍼포먼스다.

해직자를 위한 행사에 시민들의 대규모 참여가 이뤄질지도 관심사다. 무한도전 김태호 PD는 이날 오후 트위터에 "이번주 토요일(30일) 합정역 카페 골목에서 출판사들이 <보고싶다 무한도전>이라는 타이틀로 MBC노조 후원 도서전을 엽니다"라고 밝혔다.

이번 후원 도서전은 MBC노조와 인문사회과학출판인협의회가 공동 개최하는 행사로 '홍대뒷골목 책문화장터'에서 열리며 수익금 전액은 MBC 노조 파업 지지와 해직자 후원 기금으로 쓰일 예정이다.

김재철 사장 반대 여론이 거세지는 이유에 대해 100일이 넘도록 쏟아지는 김 사장의 의혹을 아무도 책임지지 않는 행태를 보면서 이제껏 참았던 시민들의 분노가 한꺼번에 분출되는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또한 2008년 촛불 집회에서 보여준 국민 여론은 건강하게 먹을 권리에 대한 것이었다면 김재철 사장 반대 여론은 민주주의 기본인 언론의 자유가 심각히 훼손됐다는 공감대가 퍼지면서 거리로 사람들을 불러모으고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MBC 노조는 '언론인 대학살 단죄 국면'에서 김재철 사장 퇴진에 대한 국민 여론이 폭발적으로 확산되면 여권에서도 마냥 외면할 수는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MBC 노조는 "공정방송 MBC를 염원하는 시민들의 마음이 어느 정도인지 직접 나서 보여주셔야 할 때"라며 노조가 마련한 행사에 시민들의 적극 참여를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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