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뉴스들이 13일 주목한 소식은 애플의 ‘페이스타임’이었다. 애플은 페이스타임을 통해 3G 등 이동통신망에서도 무료 영상통화가 가능하도록 했다. 그동안 와이파이(무선랜)에서만 가능했고 이동 중에는 사용할 수 없었던 페이스타임 서비스를 제약없이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게 된 점이다. 대다수 언론들은 카카오의 모바일 인터넷 전화(mVoIP)인 보이스톡에 이어 애플의 페이스타임까지 전면적인 무료 통화 서비스에 나섰다며 이동통신시장에 미칠 파장이 클 것으로 전망했다.

매일경제는 1면 머리 기사<애플 무료 영상통화 3G서비스 확대 논란>에 따르면, 미국샌프란시스코 모스콘센터에서 열린 세계개발자콘퍼런스(WWDC) 2012 소식을 전하며 “이날 가장 관심을 집중시킨 것은 페이스타임이었다”며 “기존에는 와이파이 지역에서만 이용할 수 있었으나 3G 네트워크로도 가능해 이통사 네트워크 부하 논란은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페이스타임은 애플 아이폰과 아이패드 이용자들 사이에 사용할 수 있는 무료 영상 통화다. 이전 iOS 버전에서는 와이파이 통신망에서만 이용할 수 있었지만 iOS6버전에서는 3G 통신망, 4G LTE에서도 이용할 수 있게 됐다.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 가입자는 추가 요금 부담 없이 고선명 영상통화를 즐길 수 있다.

애플은 iOS6를 올 가을부터 무료 다운로드를 통해 업그레이드할 수 있도록 했다고 밝혔다. 애플은 ‘올 가을’이라고 밝혔을 뿐, 정확한 시일은 공개하지 않았다. 매경은 “이에 따라 관심을 모이고 있는 차기 아이폰(아이폰5 또는 뉴아이폰)은 가을에 공개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언론이 페이스타임 서비스에 주목하는 것은 최근 보이스톡으로 불거진 모바일 인터넷 전화의 파장 때문이다. 통신사들의 수익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전화 수익이 새로운 무료 통화 서비스로 인해 계속 감소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에 따라 통신사들은 요금제 상한을 둬 이용을 제한하거나, 감소된 수익을 통화 요금을 인상해 보전하는 방안 등을 검토하고 있다.

국민일보는 13면 기사<애플 “3G서도 페이스타임 쓰게 할 것” 충격파>에서 “카카오톡 무료음성통화 ‘보이스톡’ 때문에 음성통화 수익이 악화될 것을 우려하는 국내 이동통신사들에 설상가상의 상황이 된 것”이라고 이통시장 파장을 전망했다.

디지털타임스도 1면 기사<애플 페이스타임 이통시장 또 흔든다>에서 “카카오톡발 무료 mVoIP 논쟁이 채 해소되지 않은 상황에서, 이번에는 글로벌 사업자인 애플까지 무료 mVoIP를 제공키로 하면서 사실상 패틱상태에 내 몰리고 있다”고 밝혔다.

디지털타임스는 △페이스타임이 고화질 영상통화가 가능하기 때문에 망 부하가 큰 점 △이통사들의 기존 유료 영상통화 서비스 수익성이 감소되는 점 △애플의 기기간 무료 문자 서비스인 아이메시지 등에 대해서는 문제를 제기하지 않는 상황에서 영상통화까지 ‘무임승차’하는 것을 방치할 수 없다는 점 등을 통신사들이 주장하며 서비스 제한 조치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반면, 페이스타임 파장이 ‘찻잔 속 태풍’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전자신문은 1면 머리기사<카폭에 애플까지…이통사 ‘페이스타임 쇼크’>에서 “이통사 mVoIP 정책을 그대로 적용하면 페이스타임 파급효과는 ‘찻잔 속 태풍’에 그칠 전망”이라고 밝혀, 이통사들의 ‘페이스타임 고사 전략’을 설명했다. 전자신문은 “SK텔레콤 기준으로 월 5만 4000원 요금제 가입자 월간 mVoIP 데이터 허용량은 200메가바이트”라며 “페이스타임 트래픽을 낮게 추정해도 20분 분량이 채 안 된다. 이동통신망으로 무료 이용이 어려운 구조”라고 밝혔다.

한겨레는 19면 기사<애플도 ‘무료통화’ 가세한다>에서 “‘보이스톡’ 서비스 개시로 울상인 이동통신사들의 한숨이 더욱 깊어질 전망”이라면서도 “국내 카카오톡 이용자 약3500만 명에 견줘 페이스타임 이용자 수는 미미한 수준이며 실제 얼마나 상용화될지 또한 미지수”라고 밝혔다. 한겨레는 아이폰4나 아이패드 2 사용자가 400만 명 정도라고 밝혔다.

물론 시장 파장도 중요하지만, 궁극적으로 물어봐야 하는 질문은 이용자들의 편익 문제다. ‘통신사들이 이용자가 무료로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는 서비스를 회사의 이익이 감소한다는 이유로 차단하는 것이 바람직한가’라는 질문은 고민해볼 지점이다. ‘이용자들의 선택권을 박탈하고 이용자 간에 이용에 차별을 두는 것이 정당한가’ 하는 질문도 있다. 이에 대해 통신사들이 망중립성(망을 소유한 통신사가 망을 이용하는 이용자나 사업자를 차별하지 않아야 한다) 원칙을 위반한 게 아니냐는 의문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장하나 민주통합당 의원, 청년유니온 등은 “독과점 상태에서 막대한 수익을 올려왔던 통신 시장에 보다 저렴하고 다양한 서비스를 요구하는 것은 이용자로서의 당연한 권리”라며 “콘텐츠 서비스를 선택하고 통제할 수 있는 힘은 이용자에게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오늘 오전 9시부터 서울 SK텔레콤 본사 앞에서 1인시위와 기자회견을 열 예정이다.

그러나 대다수 언론은 애플의 페이스타임에 대한 통신사의 입장을 충실히 전할 뿐, 이용자들의 입장은 구체적으로 전한 곳은 찾기 힘들었다. 심지어 페이스타임이 무료 전화 서비스를 확대한다는 소식을 소극적으로 전하거나, 침묵한 언론도 있었다.

동아일보는 경제면 3면 기사<애플, 200가지 새 기능 ‘iOS6' 공개>에서 세계개발자회의 소식을 전하면서도 페이스타임 소식을 전하지 않았다. 동아는 같은 면<“오늘 최고기온은?…28도입니다” 한국말로 척척>에서 “무료 영상통화 ‘페이스타임’도 3세대와 4세대 이동통신망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바뀌었다”며 서비스 관련 사실을 전할 뿐이었다.  

조선일보도 경제면 1면 기사<더 똑똑해진 시리, 한국어 서비스…애플 iOS6 첫선>에서 “기대했던 아이폰 신제품 발표는 없었다”라고 첫 문장을 쓰고, ‘삼성에 대한 독설 조크로 개막’했다고 회의 소식을 전했다. 조선은 기사 말미에 페이스타임을 잠깐 언급하는데 그쳐, 페이스타임을 부각시킨 다른 언론과 대조되는 논조를 보였다.

보이스톡 보도에서도 드러난 양상이 페이스타임에서도 반복되는 분위기다. 통신사들이 민감해하지만, 이용자들이 관심을 가지고 있고 환영하는 무료 통화 서비스에 소극적인 보도를 하거나 통신사쪽 입장을 충실히 전하는 보도에만 그치고 있는 상황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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