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전 오늘, 우리는 <미디어오늘>을 창간했습니다. 우리는 창간사를 통해 미디어오늘에 기록되는 "우리들의 자화상이 될 것이며 때로는 참회록이 될 것이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공정한 언론,국민의 편에 서 있는 사랑받는 언론을 기대하는 우리들의 의지와 희망의 기록이 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언론 위선 벗기기에 최선

이제 그로부터 1년이 지난 오늘, 우리는 그 1년을 반성적으로 되돌아봅니다. 우리는 최선의 노력을 기울여왔는지, 부족한 역량에 목소리만 키우지 않았는지, 그리고 우리의 주장을 내세우기 이전에 주변의 여러 목소리들을 겸허히 수용하는데 혹시 게으름을 피우지 않았는지 생각해봅니다. 우리는 우리 작업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언론계 내부의 여러 동료 선배들과 독자들의 격려에 힘을 얻는 것 이상으로 날카롭고 매서운 비판을 제기해주는 분들의 질타를 통해 성숙해지고 이를 고마워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한편으로 우리는 창간 1년을 맞은 지금 과연 우리 언론은 무엇이, 얼마나 달라졌는가 하는 질문에서 과연 달라질 수 있을 것인가 하는 근원적 질문에 이르기까지 그다지 낙관적인 전망을 할 수 없다는 점을 솔직히 고백합니다.

지난 1년간 <미디어오늘>의 지면을 채운 언론의 자화상을 영광보다는 오욕으로 얼룩져 있습니다.


언론과 민족 장래 논의

근대언론 탄생 1백년을 맞은 우리 언론의 역사가 그토록 굴절과 왜곡으로 얼룩져 있는 이유는 순간순간의 역사에 충실하지 않았던 우리 모든 언론인의 책임이 가장 크다고 생각합니다.

<미디어오늘>은 그와 같은 언론의 모습을 기록하여 ´ 또 다른 역사´로 남기고, ´문관의 제왕´임을 자처하며 자신들의 ´무류((無謬)´함을 외치는 언론의 위선적 가면을 벗겨줄 것입니다.

아울러 <미디어오늘>은 참언론인으로 바로서기 위해 의로운 실천을 해나가고 있는 언론인들이 여전히 살아있음을 보여주는 데도 노력할 것입니다. 그것은 실망한 독자, 시청자들의 희망이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이른바 문민이라는 단어로 꽃장식된 오늘의 현실을 직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꽃으로 뒤덮인 관의 아름다움을 얘기하고 있습니다. 관속의 부패와 악취는 덮어둔 채 관을 덮고 있는 꽃의 아름다움과 곧 사라져버릴 꽃의 향기를 찬양하고 있는 것입니다. 관속에 누워있는 금권타락선거, 공작정치, 불법과 비리, 지속적인 탄압의 칼들을 관뚜껑을 여러 공개해야 합니다. 그것을 열지 못하면 우리도 함게 죽어가는 썩어가는 존재가 될 수밖에 없습니다.

<미디어오늘>은 관을 뒤덮은 꽃의 허구를 지적할 것이고, 죽어가는 언론을 향해 깨어나라고 외칠 것입니다. 그래서 깨어나는 언론과 함께 우리 민족의 장래와 희망을 함께 논할 것입니다. 우리 사회의 미래는 민족통일과 진정한 민주주의적 정치질서의 확립을 통한 근대사회의 완성 그리고 경제적 불평등을 해소하여 성취하는 민족 공동체의 형성을 통해 열리게 될 것입니다.


참된 언론으로 거듭나야

이러한 민족적 당면 과제를 해결하려는 우리의 노력이 밖으로는 신보수의 등장과 자본운동의 잔 지적 확산등의 국제적 조건 변화로 위협받고 안으로는 정치경제적 기득권세력의 통제 전략에 의해 저지당하고 억압되고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언론은 정말 다시 태어나야 합니다. 눈앞의 이만 탐하는 과당경쟁, 선정주의,권력지향의 반통일의 관속에서 뛰쳐나와 더이상 죽은 언론으로 있지 말고, 살아있음을 외쳐야 할 것입니다.

이것이 1년전과 같이 아직도 창간 1주년을 맞은 <미디어오늘>의 몫임을 밝히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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