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의원이면 북한인권·3대세습·북핵에 대한 입장을 밝혀야 한다고 말해 '종북 논란'의 중심에 선 진중권 교수가 29일 "입장을 밝히지 않으면 (주사파라고) 대중이 판단 내렸을 때 아무 말도 말아야 한다. 해석의 자유를 부여한 것이기 때문이다. 왜 국가보안법을 말하나"라고 지적했다.

진 교수는 '진보논객이 색깔론 프레임을 확대생산하고 있다'는 비판에 대해 "언론에서 이 프레임을 부추겨서 사태가 이 지경까지 왔다. 쉬쉬하면서 문제가 곪아 터진 것이다"며 “양심의 자유라고 하는데 무엇이 양심인지 밝혀야 같이 싸울 수도 있다”고 반박했다. 다음은 통화로 나눈 진 교수와의 일문일답. 

-답변을 강요하는 것은 위헌이며 극히 제한적으로만 양심의 자유를 제한할 수 있다고 하는 반론이 나온다.
"국회의원은 자기 의견을 이야기하려 나온 것이 아니라 유권자들을 대변하려 나온 것이다. 양심의 자유를 지키고 싶으면 공직에 나오면 안 된다. 이들을 국민을 속이는 것이 되고 국민도 실제로 속았다고 보고 있다. 예를 들어 재산 형성에 대해 남이 알 권리는 없지만 공직자가 되면 밝혀야 한다. 이것이 사인과 공인의 차이다. 특히 정책과 관련된 양심은 밝혀야 한다."

   
 진중권 동양대 교수
 

-입장을 밝히지 않은 것도 정치적 입장이라고 볼 수 있지 않나.
"모순이다. 그냥 입장을 밝히지 않은 것이다. 그렇다면 (주사파라는) 대중이 판단내렸을 때 아무 말도 말아야 한다. 해석의 자유를 부여한 것이기 때문이다. 왜 국가보안법을 말하나."

-이상규 당선인의 경우 미디어오늘과의 인터뷰에서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예컨데 북핵에 대해 핵은 반대하지만 미국과의 대립을 이해하면서 평화적으로 해결해야 한다고 했다.
"그것이 뭐가 문제인가. 밝힌다고 잡아가나. 그리고 유권자들의 판단을 들어봐야 한다. 내가 생각하는 그 사람이다 싶으면 선택을 할 수 있다. 문제는 사기는 친다는 것이다. 국민은 뭐가 되나. 내가 세비를 내는 사람인데 무슨 생각을 하는지도 모른 상태에서 표를 달라는 것이 말이 되나."

-평론가 역시 색깔론 프레임에 갇혀 있는 것이라는 비판도 있다.
"나는 주사파도 인정하고 국보법의 문제도 인정한다. 색깔론 프레임이야말로 역프레임이다. 언론에서 이 프레임을 부추겨서 사태가 이 지경까지 왔다. 쉬쉬하면서 문제가 곪아 터진 것이다. 주사파한다고 누가 말리나. 하지만 공식적인 발언을 할 때는 말과 행동이 유권자를 대변해야 한다. 북핵에 대해 자기 생각이 있겠지만 유권자가 원하는 대답을 해줘야 하는 것이다. 또 한 가지, 이들은 이념과 노선이 있는데 위장해서 들어오겠다는 것이 문제다. 정당정치할 준비가 할 준비가 안돼 있고 정당정치를 변혁의 수단 정도로 생각하고 있다.”

-주사파면 국회의원을 하면 안 된다는 것인가.
“국회의원 하려면 입장을 당연히 밝혀야 한다는 것이다. 국회의원은 대의제 민주주의 아니냐. 유권자들을 대변하는 자리이지 조직을 대변하는 자리가 아니다. 왜 나의 주장이 논쟁의 대상이 되는지 모르겠다. 그들의 말대로 반미자주화 투쟁해서 주한미군 철수해서 사회주의 하면 된다. 다만 밖에서 하라는 것이다."

-보수 진보 할 것 없이 종북이란 단어를 쓰고 있다. 뜻이 애매한데 규정해 달라.
“애매하지 않다. 북한을 위해서 북한을 따르는 것이다. 유권자에게서 나오는 것이 아닌 북한에서 내려온다는 명령을 따르는 것이다. 피차 다 알지 않나. 왜 거짓말 하냐는 것이다. 양심의 자유라고 하는데 무엇이 양심인지 알아야 같이 싸울 수도 있다." 

-통합진보당 사태는 원래 당내 민주주의와 패권주의가 문제인데 종북주사파 논쟁으로 엉뚱하게 흐른 면도 있다.
"통제할 수 없었다. 이 문제는 이석기·김재연 당선인이 사퇴를 거부하면서 문제가 됐다. 그 전에 경기동부연합 이야기가 있었고 보수언론에서 치고 들어왔다. 하지만 조중동만의 문제가 아니라 모든 국민이 궁금해지는 사안이다. 궁금해하니깐 조중동이 물고 늘어진 것이다. 조중동 핑계를 낼 것이 아니라 당의 이념적 정체성에 관한 문제이기 때문에 어차피 한 번 걸려야 한다. 혁신비대위 산하 새로나기특위에서 노선에 관해 공개적 토론을 부쳐서 해결해야 할 문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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