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을 참지 못하는 KBS교향악단 단원 두 분이 또 쓰러져 실려 갔습니다.”

2012년 3월 7일 (수요일) KBS교향악단 연습실, 666회 정기연주회를 앞두고 연습 3일째-

단원K의 증언
“3월7일 수요일 KBS 교향악단 연습실 상황을 저는 시간별로 메모했습니다. 아침 10시 7분에 함신익 지휘자가 못 구한 객원연주자를 단원들이 모두 구해주고 지휘자를 기다리고 있지만 안 나타납니다. 10시 25분에 급박하게 돌아가는 상황입니다  현재 사측이 없어서 못하겠다는 트럼펫주자와 갑자기 안 나온다는 팀파니를 대신해 병상중인 팀파니 수석이 나오시고 트럼펫주자도 구했습니다.

이래도 연주파행으로 몰겠습니까? 연주 리허설까지 플룻이 없어도 연주하겠다며 본인이 노래해서 연주하겠다던 함신익이 연주 연습에 불참하고 있습니다. 월요일부터 파행을 조장하던 사측은 어제 공문으로 객원이 채워져야 연주한다고 협박했습니다. 정기공연을 못하는 사고란 상상할 수 없었습니다. 우리 단원들은 필사적으로 시청자사업부와 함신익이 못 구한 객원연주자들을 구했습니다. 11시가 됐습니다. 현재 모든 단원이 각자 연습에 열중하고 있지만 지휘자는 안 나타납니다.

내일이 연주일인데... 우린 오늘 밤 열시까지 연습하자고 해도 할 겁니다. 지금 월요일부터 계속된 파행조작도 참아낸 단원들입니다. 11시 15분입니다. 예상대로 더 이상 할 말 없는 함은, 밤까지 연습한다고 할 수 있겠냐며 야비하게 우리에게 묻습니다. 우린 당연히 합니다. 그러나 우리가 모셔온 객원연주자들이 각자 사정으로 못한다고 하면 연주파행으로 몰 작전이겠지요. 객원연주자분들 미안합니다. 이렇게 험악한 분위기에 우릴 도와주신 모든 분께 감사합니다. 

분을 참지 못하는 KBS교향악단 단원 두 분이 또 쓰러져 실려 갔습니다. 꺽꺽 울며 먹은 거 토하며 실려 나갔습니다. 언제까지 우릴... 조,중,동이여 오도된 얘기만 쓰지 말고, 단원들 말도 좀 들어주십시오. 힘이 없어서 서럽습니다.

실려 간 사람은 우리나라 최고 마림바주자입니다. 팀파니 수석께서 병환 중에라도 연주를 돕겠다고 오셨는데, 함지휘자가 병가중인 연주자라는 핑계를 대고 연주를 못하게 하니까, 또 연습이 불가능하게 됐고, 마림바부자는 거품 물고 또 쓰러진 겁니다. 사무실에선 쓰러진 분 핑계 삼아 또 파행하려고 합니다. 지휘자는 지휘거부하고 있습니다."

<20:30> - 윤양균 팀장, 이재숙 부장, 함신익 지휘자, 함께 입장.

동영상 설명 - 2012년 3월 7일 KBS교향악단 연습실에서 녹화된 이 동영상은 전 국립교향악단 현 KBS교향악단 57년 역사에서 최초로 정기연주회를 파행시킨 단서가 되는 영상이다. 연습장 밖에서 함신익을 반대하는 단원과 함신익 편에 선 단원 2인간, 들고 있던 종이컵에 물을 뿌리는 마찰을 빌미삼아 정기연주회 연습을 중단시키고, 교향악단 운영부서에 부임한지 8개월째인 시청자사업부 이재숙 부장과 22일 째인 윤양균 운영팀장이 연습실에 들어와 “물을 뿌린 당사자"를 공개적으로 압박하는 장면이다.

이후 지휘자 함신익을 반대하는 종이컵 물을 함신익 편에 선 단원에게 물을 뿌린 단원은 사과를 하였으나, 단원(함신익 편)은 사과를 거절하고 임의로 귀가하였다. 그 즉시 함신익 편에 선 3명의 다른 단원도 동시에 연습을 거부하고 연습실을 자동으로 나간다. 함신익 편에 선 단원들 4명이 일시에 연습을 먼저 중단하고 연습실에서 퇴장한 사실에서, 단원들은 시청자사업부와 함신익이 정기연주회를 취소시키기 위해 함신익을 따르는 단원 4명과 사전모의가 있었던 것으로 추정한다. 그도 그런 것이 오케스트라 연주자가 정기연주회를 앞두고 먼저 연주를 거부하는 일이란 오케스트라 단원 생리상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일이고, 57년 역사에 단 한 번도 없었던 생경한 일이었다고 한다.

http://www.youtube.com/watch?feature=player_detailpage&v=QMM0g-a9mR8
 
이 때 단원들은 내일 정기연주회를 앞두고 연습시간도 부족한데, 왜? 연습실 밖에서 있었던 단원 2인간의 마찰을 연습실에까지 와서 큰 사건인양 공개적으로 거론하는지 납득하기 어려웠다고 했다. 바로 내일이면 정기연주회가 열리는데, 아침부터 지휘자는 이 구실 저 구실로 연습장에 나타나지도 않다가 겨우 오후 늦게부터 연습이 시작됐는데, 부족한 연습시간, 모두 연습에 집중할 수 있도록 환경을 만들어야 할 운영부서인 시청자사업부가 연습을 자꾸 중단시키는 의도란? 결과적으로는 연주파행으로 몰려고 한 의도였다고 단원들은 말했다. (- 필자 주)

<20:52>
- 10분 후에 팀장, 부장, 지휘자, 카메라 함께 등장.
이 때, 지휘자 일어선다.
상임지휘자 스스로 정기연주회를 파기시킨 교향악단 역사에서 기록될 장면   

<지휘자 함신익> “어떤 디그리degree(정도의) 폭력인지 모르겠지만, 폭력이 있습니다.
           이런 것으로 인해서 연습에 지장 있고 연습을 충분히 할 수 없습니다. 순수하게 음악만 해도 모자란 시간에... (안 들림) 음악감독의 판단에 의해 나는 내일 연주를 할 수 없습니다. 취소합니다.” 

http://www.youtube.com/watch?feature=player_detailpage&v=ELgAH9Ks9jM

동영상 설명 - 전 국립교향악단 현 KBS교향악단 57년 역사에서 최초로 정기연주회를 파기시킨 최초의 상임지휘자인 함신익의 ‘취소선언’ 장면이다. 2012년 3월 7일 밤 8시 51분에 있었던 이 장면은 한국음악사, 특히 교향악단 역사에서는 희귀한 장면으로 기록될 것이 틀림없다.

함신익 지휘자는 연습장 밖 단원들 간의 마찰을 빌미로 '이런 분위기에서 연주를 못하겠다'고 하면서 연주회 취소를 선언하고 독단으로 연습실을 떠난다. 교향악단의 근거인 정기연주회를 파기시킨다는 것은 지휘자로서는 상식 밖의 있을 수 없는 행동이었다. 이후 단원 측에서는 전화 연락을 계속 시도했지만 함신익 지휘자는 끝내 전화를 받지 않았단다. 연주자들은 정기연주회를 파행시킨다는 있을 수 없는 초유의 일에 당혹, 다음날 0시 30분까지 침묵 속에서 지휘자를 기다렸다가 하는 수없이 해산한다. (-필자 주)

‘객원 연주자들이 말하는 KBS 교향악단 정기연주회 연습 파행 상황’
사측의 6번의 연습방해, 무언가 계획적으로 방해를 하는 것은 아닌지 

<외부객원연주자 K> 
"객원으로 왔습니다. 객원이 아닌 음악을 연주하는 사람으로서 순수하게 음악을 연주하는 입장으로써 본사 직원(사측)들의 연습방해가 대략 6번 정도로 연습의 흐름을 끊은 것과 언성을 높이게 유도하는 분위기였습니다.
중간 중간 파트연습과 전체 합주 때의 분위기는 연주할 수 있는 분위기였지만, 공석인 파트를 채우라는 둥, 객원이 아파서 의무실에 누워있는 상황에서 돌려보냈다는 둥, 이야기를 들었을 때는 오히려 답답하고 무언가 계획적으로 방해를 하는 것은 아닌지 하는 의문마저 들었으며 추가연습 저녁 10시까지 계획을 잡았는데, 저녁식사시간 이후 8시30분 약속 연습시간에는 회사 측 간부들이 들어와 분위기를 망치고 연쇄적으로 단원들을 분열시켜 돌려보내는 것을 목격하였습니다. 객원 연주자들이 버젓이 있는데 이렇게 무책임하고 강압적으로 연주를 방해하는 것이 인간으로써 불쾌함을 느꼈기에 이렇게 글을 올립니다."

증거자료를 모아야 한다며 비디오카메라를 돌리는 시청자사업부

<외부객원연주자 M>
"오늘 (3/7)을 비롯해 연습을 시작한 3/5일부터 지켜보았을 때, 상황을 전혀 모른다고 할 수 있는 제 3자의 입장으로서 첫날부터 10시에 연습시작인데, 제대로 연습을 시작한 적이 없었다. 단원 선생님들은 연주를 연습을 하겠다고 주장하고 노력하고 있었고 회사(KBS 운영 측 팀장, 부장이라고 지칭하였음)에선 계속 객원이 부족하고 무엇이 없다, 적합하지 않다고 지휘자를 불러 올 수 없다고 하며 연습시간이 계속 지연되었다. 처음엔 그래 객원이 부족해서 못할 수도 있겠다 싶긴 했지만, 지켜볼수록 억지에 억지를 갖다 붙이며 연습을 할 수 없게 만드는 것으로 보였다.

회사 측은 너무 앞뒤 사정 무엇이 옳고 그른지 이젠 생각하지도 않고 지휘자를 옹호하기만 했고 말 한마디에 허수아비처럼 움직이는 것으로 보였다. 내가 보기에 민주주의 사회를 살고 있는 것이 아닌 공산주의 체계 같았고, 연습 때 마다 굳이 지휘자의 신변보호를 한다는 이유로 연습실을 지키면서 카메라를 들이대고 있는 모습에 우리의 인권은 안중에도 없는 공산 식민주의로 보였다. (중략) 일이라고는 하지만 쓰러져 실신하는 단원 앞에서 자신들이 대항할 수 있는 증거자료를 모아야 한다며 열심히 비디오카메라를 돌리는 모습에 입장이라는 걸 바꿔봐야 하지 않나. 불과 6개월 전 KBS연주수준과 지금은 너무나 다른, 음악적으로 밀리지 않는 이 단체를 지금 엉망인 연주를 하게 만드는 책임을 반드시 누군가에게 물어야 한다."

http://www.youtube.com/watch?feature=player_detailpage&v=LIHKP3B5oAg

여기서, 한 단원이 (첼로 연주자) 메모한 3월 7일 8시 45분부터 다음 날 3월 8일 0:35분까지 연습실 상황을 앞에 쓴 글에서 다시 가져와 보자.

“아니다. 난 울지 않겠다. 아직 울면 안 된다”

PM 8:45-8:51 제666회 KBS교향악단 정기연주회. KBS교향악단 전 단원들 마음을 모아  31년 KBS 교향악단 역사에 유래 없는 야간 연습도중. 비올라 단원 한명 (함신익 편) 연습장 밖에 휴게실에서 어느 단원이 기분 나쁜 말을 하면서 종이컵에 물을 자신에게 뿌렸다고 연주 못하겠다고 연습장 떠남. 정기연주회를 앞두고 도저히 상상할 수 없는 단원행동. 뒤이어 시청자사업부 사람들을 10분간 만나고 연습장으로 들어온 지휘자. 이런 분위기에서는 연주 할 수 없음을 음악감독으로서 선언한다는 지휘자 함신익. 이 핑계를 대고 연습실을 박차고 나갔다. 어리둥절하다. 뭐가 뭔지 잘 모르겠다. 연주파행 시나리오가 있었단 말인가? 

PM 9:00  아침 아홉시가 아니다. 밤 아홉시다. 단원 두 명의 개인적인 말다툼 때문에 연주 못하겠다고 지휘자가 내일 연주회 취소를 선언하며 내려간 이 상황. 황당하다. 미칠 것만 같다. 도대체 누가? 우리 연주자들 전부가 그렇게 반대했던 저런 지휘자를 상임지휘자로 음악감독으로 저 자리에 앉혔나? 정기연주회를 단원 2인 개인 간의 다툼을 이유로 취소한다? 상임지휘자로는 상상할 수 없는 일을 한다. 지금 13시간째 연습실에 묶여있다. 단원들을 둘러본다. 어떤 연주파행이유도 다 참고 우린 연습합니다. 자존심 상하고 밤잠도 설치며 울어서 눈이 퉁퉁 부어도 이를 악물고 참고 있는 동지애. 나는 가슴이 뭉클합니다. 이 순간을 기다렸다는 듯 정기연주회 티켓 판매 중지를 시청자사업부가 결정했단다. 너무 허무하다. 분노가 치민다.

PM 10:00 저녁 10시 이곳 KBS교향악단 연습실에 아직 모두 모여 있다. 객원연주자들도 자리를 떠나지 않고 기다리고 있는 중이다. 공황상태다. 낮에 협연자로 온 김수연씨의 바이올린소리가 너무 좋았는데. 잠시라도 영혼을 씻겨준 김수연씨가 고맙다. 

PM 10:07 10시가 지났다. 지휘자가 안 나타나고 있다. 객원 악장 배은환씨가 지휘자와의 연락을 시도하다 실패했다. 먼저 악기를 챙겨 떠났다. 나머지 객원연주자들도 아쉬운 얼굴로 떠났다. 하루 종일 함께하여 주신 객원연주자 분들 너무 고맙다.
 
PM 10:30 전단원은 아직도 기다리고 있다. 함신익 지휘자는 결국 연주를 안 하려는 건가? 백여 명의 연주자들이 허수아비인가? 초청한 솔리스트는 뭔가? 이렇게 연주를 파행시켜야 하는 이유가 뭘까? 단원들을 둘러본다. 아직도 침묵으로 기다리고 있는 단원들이 대단하다. KBS교향악단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이들은 진짜 프로페셔널이다.
 
AM 12;10 자정이 넘은 시간. KBS교향악단 단원은 아직도 연습실에 모여 있다. 침묵이다. 곧 정년퇴임이신 L선생님도 B선생님도 악기를 붙잡고 앉아 계신다. 몸이 아픈 단원들도 그대로 지키고 있다. 정기연주회는 절대 취소해서는 안 된다. 모두 연주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함신익과 그를 따르는 단원 4명 때문에 왜 우리가 연주를 못해야 하나? 우리는 무슨 일이 있어도 연주를 한다. 해야 한다. 

AM 12:20 자정이 넘었다. 연주를 하고자 모두 모여 있다. 무슨 일이 있어도 KBS교향악단은 정기연주회 를 한다. 있을 수 없다. 정기연주회를 못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다.
 
AM 12:35 전단원이 새벽 12시 30분까지 연습실에서 기다렸다. 지휘자는 회사와 연락도 단절하고 잠적했단다. 1992년에 입사 이래 20년. 처음 있는 일이다. 함신익이 상임지휘자로 오고 난 이후부터 이상한 일들이 너무 많이 자주 생긴다. 모두 아프다. 20년 입사이래로 16시간 동안 KBS연습실에 앉아있는 일도 처음 있는 일이다. 나는 이 시간까지 자리를 떠나지 않은 단원들이 고맙다. 너무 고맙다. L선생님이 눈가를 훔치고 계셨다. 흰 머리카락과 안경사이로 물기가 보였다. 나도 울고 싶다. 소리 내어 펑펑 울고 싶다. 아니다. 난 울지 않겠다. 아직 울면 안 된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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