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업 103일째를 맞은 MBC 노동조합의 아나운서 조합원 가운데 뉴스 앵커로 복귀한 사람이 또 생겼다. 종교적 이유로 100일만에 파업 동참을 거부했던 양승은 아나운서에 이어 이번엔 MBC 메인뉴스 앵커였던 배현진 아나운서가 돌연 “끌려가지 않겠다”고 밝히고 앵커복귀를 선언했다. 양 아나운서는 11일부터 <뉴스데스크> 앵커로 복귀해 103일 만에 뉴스를 진행했다.
이를 두고 누리꾼들은 실망스럽다는 개탄의 반응을 나타내며 이젠 MBC 뉴스를 끊겠다고 비판하는 글을 올리고 있다.
MBC는 11일 오후 배현진 MBC 아나운서가 오늘부터 MBC <뉴스데스크> 앵커에 복귀한다며 배 아나운서가 사내게시판에 올린 글을 소개했다.
배 아나운서는 ‘배현진입니다’라는 글에서 “보도 제작거부로 자연스레 파업에 동참하게 된 이후 동료들의 뜻을 존중했고 노조원으로서의 책임도 있었기에 그저 묵묵히 지켜봐왔습니다”라며 “그 길고도 짧은 시간동안 진실과 사실 사이의 촘촘한 경계를 오가며 무척이나 괴로운 시간을 보냈습니다”라고 소회를 밝혔다.
이런 심정은 그동안 파업에 동참하면서도 마치 ‘더이상은 못참겠다’는 식의 감정이 읽힌다. 하지만 이렇게 괴로웠으면 왜 처음부터 동참하지 않겠다고 하지 못했는지 하는 의문을 낳는다.
이를 두고 시청자·누리꾼들은 실망과 충격의 반응을 쏟아냈다. 아이디 ‘LAN4YOU’는 이날 저녁 MBC 뉴스 홈페이지 ‘시청자의견’란에 “동료직원들은 거리에서 참언론을 위해 파업하고 있는데 배신하고 명분도 없는 복귀라니...시청자 핑계대지 마십시오”라며 “시청자는 정부의 대변인 노릇하는 뉴스를 보기보단 차라니 뉴스 방송 안하는 게 더 낫다고 생각합니다”라고 개탄했다.
‘conan0119’도 “항상 배신과 위선을 끼고 사는 사이비 종교인들이 어울리는 MBC 뉴스는 이제 끊습니다”라며 “파업 끝나고 그나마 제대로 된 인간들이 돌아오면 그때 다시볼까 하네요. 해도해도 너무 하는 친절한 M비씨와 재철씨. 참 어두운 세상입니다”라고 적었다.
한편, 탁현민 교수는 자신의 트위터에 “파업이 길어지면 흔들리는게 당연하겠죠”라며 “저는 빠져나간 사람에게 분노하기 보다 남아서 여전히 버텨내고 있는 사람들에게 더 큰 감동을 받아야 마땅하다고 생각합니다”라고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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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 교수는 이어 “나는 배현진의 선택에 아프지만, 그녀와 함께 서있던 수많은 노조원들의 아픔에 비하면 정말 아무것도 아니기 때문”이라며 “그녀를 욕하면 그게 더 아플 이 미련하고 염치있는 노조사람들을 위해서”라고 주장했다.
배현진 아나운서는 지난 2008년 11월 MBC 아나운서국에 입사해 지난 2010년 6월부터 주말 <뉴스데스크> 앵커를 진행하다 지난해 4월부터 파업 전까지는 평일 <뉴스데스크> 앵커를 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