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방송 회복을 위한 KBS의 파업이 50일을 훌쩍 넘기면서 정세진 KBS 아나운서가 KBS 새노조의 ‘리셋 KBS 뉴스9’ 앵커 수락과 함께 최근 KBS 앞 촛불문화제를 진행하는 등 파업의 전면에 나섰다.

KBS의 대표적 개념 아나운서로 불려온 정세진 KBS 아나운서는 징계나 다른 불이익의 우려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촛불집회 진행을 한 데 이어 최근 기자들과의 공동인터뷰를 하면서 KBS에 대한 신랄한 비판도 쏟아냈다.

파업 50일째였던 지난달 24일 KBS 본관 앞에서 열린 촛불문화제에서 정세진 아나운서는 사회를 보면서 노래공연을 지켜본 뒤 “50일차를 맞았다. 너무 빨리 지나갔나요. 국민일보 100일 넘었고, MBC는 우리보다 한 달 더 했다”며 “그분들에게 먼저 위로를 드려야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다시 다시 눈물이 나네요…나이가 드니 눈물이 많아진 것인지 그동안 마음이 그랬던 건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정세진 아나운서는 “지금까지 온 이유도 어떤 지위에 대한 욕심보다는 일에 대한 열정이 가득한 사람이었기에 그 마음 아픈 것들을 누르고 그 많은 것들을 희생하고 이 자리에 온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지난달 26일 공동인터뷰에서 KBS 9시뉴스에 대한 쓴소리도 했다. 정 아나운서는 “우리 뉴스엔 과거보다 고발성이 없어졌다. 탐사보도를 활성화시켜야 했는데, 다 없애버렸다. 뉴스자체를 잘 안보게 되더라. 뉴스 앞의 5분 정도 밖에 안보게 된다”고 비판했다.

KBS 뉴스와 프로그램를 많은 시청자들이 ‘정권의 방송’, ‘나팔수 방송’이라 비난하는 것에 대해 “속상하고, 부끄럽고 화가 난다”고 개탄했다.

그는 “2년 전 파업하고 복귀하면서는 나아질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막상 돌아와보니 조직 자체가 옛날 식에서 더 옛날 식으로 돼있었던 것 같았다”며 “많은 이들이 한계를 느꼈다. 이런 조직과 간부진의 스타일이 바뀌지 않으면 KBS의 미래는 없다”고 비판했다.

‘리셋뉴스9’ 앵커 수락의 부담감에 대해서도 그는 “어차피 총대는 메는 사람이 메야 한다”며 “후배들한테 부담주고 싶지도 않았다”고 밝혔다. 그는 “겪을 만큼 다 겪었다”면서도 “다만 맡고 있는 프로그램조차 (파업으로) 들락날락하는 것 때문에 시청자에게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이를 두고 ‘리셋뉴스9’ 제작진은 “아무래도 정 아나운서가 합류해줘 큰 힘이 된다”며 고무적인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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