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또 광우병이 확인됐다. 이번이 네 번째, 지난 2003년 12월 앨라바마에서 발견된 이래 6년만의 일이다. 미국 농부부에 따르면 현지시간으로 24일 캘리포니아주 중부 목장에서 사육된 젖소 한 마리에서 소 해면상뇌증(BSE), 이른바 광우병(Mad caw disease)이 확인됐다.

이에 따라 농림수산식품부는 25일 미국산 쇠고기 검역 강화 등 긴급조치를 취하기로 했다. 농식품부는 25일 “한국이 수입한 미국산 쇠고기는 이번에 발생한 BSE와 직접적인 관련성은 없다. 가축전염병 예방법령과 미국산 쇠고기 수입위생조건을 고려해 필요한 조처를 하고, 미국의 BSE 발생 상황을 계속 지켜보겠다”고 밝혔다.

미국 농무부는 성명에서 “문제의 젖소 사체는 주 당국이 관리하고 있으며 곧 폐기 처분될 것”이라면서 “시중 소비자용으로 도살된 적이 없고, 우유는 BSE를 옮기지 않기 때문에 사람에게 위험을 미칠 가능성은 없다”고 밝혔다. 미국 농무부는 “이번 BSE 확인은 OIE가 지정한 미국의 BSE 지위에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면서 "결과적으로 이는 미국의 쇠고기 무역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뉴욕타임즈 4월24일자 온라인판.
 
미국 농무부는 이처럼 미국 쇠고기의 안전성을 주장하면서도 그 병이 언제 발견됐으며 그 소가 정확히 어디서 사육됐는지는 밝히지 않아 축소은폐 의혹을 낳고 있다.

우리나라는 미국에서 광우병 발발할 경우 안전성이 확인될 때까지 수입 중단 등의 조치를 취할 수 있는 권한을 갖고 있어 향후 대응이 주목된다.

   
 
 
우리 정부는 2003년 12월 미국에서 최초로 광우병이 발생한 뒤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전면 금지했다가 2006년 9월부터 30개월 미만 뼈 없는 살코기만 수입해 왔다. 뼛조각이 발견돼 일시 수입이 중단된 적도 있었지만 2008년부터 사실상 전면 개방해 왔다.

현재는 도축 과정에서 소의 뇌와 눈을 포함한 두개골, 척수를 포함한 척추, 편도와 십이지장에서 직장에 이르는 내장과 장간막 등 특정위험물질(SRM)을 제거한 모든 부위를 수입하고 있다. SRM은 광우병을 유발하는 치명적인 단백질인 변형 프리온이 많이 들어 있는 부위로 알려져 있다.

한편 롯데마트와 홈플러스 등 대형 마트는 미국산 수입 쇠고기 제품 판매를 오늘부터 한시적으로 중단한다고 밝혔다. 대형마트들은 지금까지 수입된 제품은 정상적인 검역을 받았기 때문에 문제는 없다고 판단하면서도 소비자들의 불안심리를 감안해 판매를 중단키로 했다는 설명이다.

롯데마트에서 판매하는 쇠고기중 미국산의 비중은 약 11%, 홈플러스에서 판매하는 미국산 쇠고기 비중은 약 15% 수준으로 알려졌다. 이마트의 경우 정부의 대응을 지켜보면서 판매중단 방침을 결정하겠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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