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철 MBC 사장이 법인카드 유용 혐의와 관련한 조사를 받기 위해 경찰에 출두했다.

공영방송 사장이 배임 등의 혐의로 경찰조사를 받은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김 사장은 21일 오후 4시30분께 서울 영등포경찰서에 자진 출두해 6시간 동안 조사를 받은 뒤 밤 10시30분께 귀가했다. 경찰은 20일 3차 소환장을 발부했으나 김 사장이 연기를 요청해 강제구인은 하지 않았다.

이날 조사에서는 김 사장이 사용한 법인카드 사용 내역의 출처와 부정하게 사용된 곳이 있는지 추궁하는데 수사가 집중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김 사장은 경찰에 인천 소재 고급호텔에서 마사지를 받았다고 노조가 주장한 시각에 회사 간부와 회의를 진행하는 등 노조의 주장이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하고 정당한 업무로만 법인카드를 사용했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MBC는 경찰조사 후 보도자료를 통해 노조에 "김 사장을 음해하기 위한 목적으로 확인도 제대로 하지 않은 허위 사실을 유포하는 행위를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이번 경찰 조사는 지난달 6일 노동조합이 서울 남부지검에 김 사장을 배임 혐의로 고발한 데 따른 것이다. 서울 홍은동 그랜드힐튼과 서울 강남의 팔레스 등 전국의 특급호텔에서만 1억5천여만원을 법인카드로 사용했고, 귀금속, 액세서리, 골프용품, 명품가방, 여성용 화장품 등에서 통상적인 업무로 보기 어려운 지출이 빈번하게 이뤄졌다는 게 노조의 주장이다.


노조는 김 사장이 2010년 취임 이후 2년 동안 법인카드로 6억9천만원, 매달 평균 3천만원씩 거액을 사용했으며 개인적으로 유용한 혐의가 있다며 검찰 수사를 요구했다.

한편, 이와 관련해 MBC 노조는 23일 오후 3시 영등포 경찰서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김 사장의 배임 혐의에 대한 철저한 조사를 촉구하기로 했다.

노조는 또, 김 사장이 직책을 이용해 특정 여성무용인에게 특혜를 준 의혹에 대해서도 배임혐의로 추가 고발할 예정이다.

노조는 김 사장이 무용가 J씨를 MBC가 주관하는 행사에 수차례 출연시켜 왔으며, 12억원이 투입된 MBC 창사특집 뮤지컬 제작도 대형 공연 제작경험이 없는 J씨가 대표로 있는 기획사에 맡겼다고 주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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