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가 자사 출신인 박선규 새누리당 후보자의 사진을 9시 뉴스 메인 화면 배경에 걸면서 누리꾼들의 비판을 받고 있다.

<뉴스KBS9>는 9일 헤드라인과 <與 “야당 과반 막아달라”…지지층 결집 호소>라는 리포팅 뉴스에서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과 박선규 새누리당 후보가 함께 연단에 오른 모습을 뉴스로 내보냈다. 특히 리포팅 전 앵커가 "새누리당은 내일까지 서울 경기 등 수도권에서 총력 유세를 펼칠 예정"이라고 설명하는 대목에서 20초간 박선규 후보의 사진이 뒷배경으로 잡혔다.

리포팅 뉴스에서도 새누리당 박상은, 유정복 후보 유세 현장에 이어 마지막으로 박근혜 위원장이 박선규 후보와 동행해 연단에 올라 연설하는 모습을 내보냈다.

선거운동기간 메인뉴스 화면에 잠시 노출되는 것만으로도 홍보 효과가 큰 것을 감안하면 KBS 자사 출신인 박선규 후보의 뉴스 노출이 곱게 보이지 않은 이유다.

KBS뉴스라인도 밤 11시 <새누리, 서울 수도권 막판 화력 집중>이라는 리포팅 뉴스에서 박선규 후보의 유세 현장을 보도했다.

10일 새벽 6시 역시 <내일 총선, 여 "야당 과반 막아 달라">는 리포팅 뉴스를 내보내기 전 뉴스 배경 화면으로 박근혜 위원장과 박선규 후보자가 나란히 서 있는 모습을 내보냈다.

9일 박근혜 위원장의 선거 유세 일정에 박선규 후보자 지역의 현장이 포함됐을 뿐이라는 해명이 가능하지만 자사 출신 정치인을 홍보한다는 오해를 피하기 위해서라도 메인화면 노출에 신중했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누리꾼들도 박 후보를 예로 들어 KBS뉴스 보도가 적절치 못했다는 지적을 쏟아냈다.

트위터리안 @holysea69는 "총선 D-2 KBS9 톱뉴스에 자사 출신 박선규 후보 사진을 어깨걸이 화면으로 사용했다"면서 "도대체 누구의 방송이란 말인가"라고 비판했다.

한편, 박선규 새누리당 후보는 KBS 기자 출신으로 청와대 언론비서관과 문화부 차관을 지낸 뒤 이번 총선에서 영등포갑 지역으로 출마했다.

하지만 박 후보는 민주노총에서 MB정부 언론장악 핵심 당사자로 지목돼 낙선운동 대상에 이름을 올리는 불명예를 안았다. 민주노총은 박 후보 선정 배경에 대해 지난 2008년 정연주 KBS 사장 해임 과정에서 정 사장을 직접 찾아가 자진 사퇴를 권유했을 뿐 아니라 YTN노조의 '구본홍 낙하산 저지 투쟁' 당시 YTN 청와대 출입기자에게 “청와대는 구본홍 사장을 사퇴시키지 않을 것이다. 그것이 대통령의 뜻이다”라고 말해 파문을 일으키는 등 언론장악에 깊숙이 개입했다고 설명했다.

박선규 후보는 지난 9일 공개된 방송에서 방송사 파업에 대한 질문을 받고 "그건 내가 인터뷰 안 한다고 했는데"라며 서둘러 발길을 옮기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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