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파3사가 공동으로 사상 첫 246개 전 지역구에 대해 출구조사를 벌이기로 하면서 예측 결과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지상파3사는 지난 선거에서도 공동으로 전화 여론조사와 출구조사를 벌이기는 했지만 전 지역구를 대상으로 순수 출구조사를 벌이는 것은 처음이어서 정확도가 높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출구조사 대상만 해도 70~80만 명이다. 표본이 많을수록 정확도가 높아지는 게 순리인 만큼 한층 더 정확도가 높아질 것이라는 것이 지상파3사 관계자들의 공통된 분석이다.

다만, 이번 출구조사가 전체 선거 결과의 정확도를 높인다고 하더라도 최종적인 정당 의석수와 1, 2 당을 예측하는 것은 각 방송사들의 몫이다.

문제는 이번 총선에서 접전 지역이 많다는 데 고민이 크다. 출구조사가 상대적으로 과거 선거에 비해 정확도가 높게 나와도 오차 범위의 접전 지역을 최종 예측하는 것은 방송사들의 시스템이 개입할 수 밖에 없고, 따라서 예측 결과 오류도 방송사들의 책임으로 남기 때문이다.

이번 총선의 접전 지역은 약 60~70곳으로 예상된다. 초박빙 지역에서 최종 당선 예측이 상당수 빗나갈 경우 출구조사와 별도로 방송사들의 예측 시스템이 비판받을 수 있다. 지상파 관계자는 접전 지역의 당선 예측과 관련해 "신이 아니고서 맞출 수 없다"고 말하기도 했다.

과거에도 방송사 출구조사를 바탕으로 한 예측 조사의 정확성 문제는 도마 위에 오른 단골 대상이었다. 특히 총선에서 출구조사를 통한 예측 의석수가 번번이 빗나가 각 방송사에게는 무덤으로 통할 정도다 .

지난 1996년 15대 총선부터 2008년 18대 총선까지 지상파3사가 예측한 당선 의석수는 성적표로 따지면 초라할 지경이다. 일례로 지난 18대 총선에서 당시 한나라당은 153석, 민주당은 81석을 얻었지만 2008년 4월 9일 오후 6시 방송사가 발표한 예측 조사는 한참 빗나갔다. 당시 SBS는 162∼181석, KBS는 155∼178석을, MBC는 154∼178석을 얻을 것으로 보도했지만 한나라당의 예상 최소 의석수를 모두 맞추지 못해 망신을 당했다.

뉴스전문채널 YTN도 지난 2010년 6.2 지방선거에서 민주당 한명숙 후보가 한나라당 오세훈 후보에게 10% 뒤진다는 결과가 나왔지만 실제 초박빙 승부가 전개됐고, 인천시장과 강원도지사에 한나라당 후보가 승리할 것이라는 예측조사와 달리 민주당 후보에게 완패를 당했다.

반면 지난 2007년 대선 당시에는 이와 반대로 지상파 방송사들이 실제 결과 빗나간 출구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한 예측 조사를 발표했고, YTN은 당선자의 득표율에 상당히 근접한 수치를 발표했다.

실제 득표율은 이명박 후보 48.7%, 정동영 후보 26.1%, 이회창 후보 15.1%, 문국현 후보 5.8%, 권영길 후보 3.0%를 기록했지만 지상파3사 모두 이명박 후보가 총 투표수의 절반이 넘는 지지를 받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당시 KBS와 MBC는 전국 253개 투표소에서 약 7만4000명의 투표자를 출구조사했고, SBS의 경우 223개 투표소에서 약 10만 명을 대상으로 출구조사를 실시했다.

이번 총선에서 방송사들이 출구조사에 기대를 거는 것은 규모가 확대되면서 최종 예측 조사의 정확성까지 상당부분 높여줄 것이라는 심리가 크기 때문이지만 그만큼 예측 조사 결과가 좋지 않다면 방송사들의 출구조사 신뢰성에 상당한 타격을 입을 수 있다.

SBS 선거기획관계자는 "246개 전 지역구 대상으로 출구조사를 벌이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과거 부정확한 예측으로 방송사들이 망신을 당한 전례가 있어 돈이 많이 들어도 실시하게 된 것"이라고 밝혔다.

워낙 접전지역이 많은 선거이다보니 미리 엄살을 떠는 경우도 있다. 지상파 다른 관계자는 "저희 입장에서는 최선을 다해서 예측조사를 해서 공표를 하겠지만 어긋난 부분에 대해서도 어떤 요인에서 벌어지고, 예측치와 개표치가 어떻게 달려졌는지 정확히 전달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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