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제동, 김미화, 윤도현씨 등 연예인이 KBS 프로그램에서 하차한 것은 제작진의 자율적 판단과 출연진들의 동의를 통해서라는 KBS 측 설명과 달리 사실상 외압에 의해 퇴출 당했다는 프로그램 제작진들의 증언이 나왔다.

9일 는 당시 해당 연예인들이 출연한 프로그램 제작진의 증언을 통해 KBS 측의 설명과 달리 외압설이 작용한 의혹을 강하게 제기했다.

한 예능국 PD는 방송에서 지난 2008년 11월 앨범 준비로 <윤도현의 러브레터>의 MC인 윤도현씨가 하차했다는 KBS의 설명과 달리 "다시 여러 번 설득을 하고 이 친구를 가져가기 위해서 노력들을 많이 했어요. 그런데 외압들이 기획사를 통해서 또 예능국을 둘러싼 윗선들을 통해서 제작진들한테 전달이 되는 거죠"라면서 "그래서 제작진들도 본인들이 부담을 가지고서 윤도현이란 사람을 프로그램에 계속 가져갈 수 있겠느냐"라고 증언했다.

방송에서는 지난 2009년 10월 KBS <스타 골든벨> MC를 맡았던 김제동씨가 급작스럽게 하차하게 된 배경에 대해서도 한 예능국 PD는 "김제동에 대한 좋지 않은 뉘앙스를 제작진이 전달 받았고, 제작진이 윗선의 의지를 거부하면서까지 김제동을 가지고 갈 힘이나 용기가 부족했던 게 아닌가"라며 외압설을 증언했다.

<다큐3일> 제작진도 내레이션을 맡았던 김미화씨에 대한 퇴출과 관련해 "다큐3일을 구성하고 있는 제작 PD들이 단 한번도 김미화씨의 내레이터로서의 자질에 문제가 있다는 이야기를 회의를 해본 적이 없다"면서 "스스로 자율적인 판단으로 저 사람 출연을 자제하자라는 일언반구의 말도 없었다"고 털어놨다. 자질 문제가 아닌 외압의 의해 퇴출당했다는 얘기다.

는 이어 지난 2009년 12월 환경스폐셜에서 내레이션을 맡은 김미화씨에 대해 전용길 콘텐츠본부장이 당시 심의위원으로서 "따뜻하고 정감있으며 효과적"이라고 평가했다고 전했다. 

당시 KBS는 심의실 지적을 내세워 "내레이션의 호흡과 발음이 지나치게 작위적이면서 띄어 읽기의 정확성이 떨어지고 부자연스러웠다"며 김씨의 내레이션 교체 원인을 밝힌 바 있는데 내레이션에 대한 평가가 180도 다른 셈이다. 

<다큐3일> 제작진은 "방송이 나간 이후로 임원회의에서 김미화씨의 내레이션에 문제가 된 것이라는 사실을 간부들, 선배들로부터 들었다"며 "다시 말하면 제작진의 판단과 관계없이 상층부에서, 사측에서 문제를 삼았고, 그 내용이 제작진에게 다 전달이 됐던 것"이라고 지적했다.

방송에는 한 예능 PD가 "CP들이 아침회의에서 특정연예인 윤도현, 김씨, 강산에라든가, 김제동, 김미화 등도 출연자제를 공공연하게 몇차례씩 이야기를 했거든요"라는 증언도 나온다. 세명의 거론된 연예인뿐 아니라 다른 연예인도 외압에 따라 퇴출됐을 가능성이 높은 대목이다.

한편, KBS 새노조는 "4년 전 눈물을 머금고 해체됐던 KBS 시사투나잇 제작진이 파업을 다시 뭉쳤다"며 파업 중 를 통해 정부 비판적 내용을 고발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KBS 시사투나잇은 지난 2008년 촛불 집회 이후 석연치 않은 이유로 폐지된 바 있다.

저작권자 © 미디어오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