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을 위한 값진 선물 목이버섯…헤이룽장성의 특산 ‘채소중의 고기’ 헤이무얼(黑木耳)

헤이룽장성(黑龍江省)의 특산품중 으뜸을 꼽으라면 헤이무얼(黑木耳)이다. 국내에서는 목이(木耳)버섯이라 불린다. 잡채, 탕수육, 짬뽕 등에 반드시 들어가는 검은색 채소다.

목이버섯은 이름그대로 ‘나무(木)에 난 귀(耳)’처럼 자란다고 해서 붙여졌다. 생긴 모양이 사람의 귀와 흡사하다는 의미도 있다. 또 ‘나무에 앉은 나비’와 같다고 해서 무어(木蛾)라고도 불린다.

또한 중국인들에게 헤이무얼의 맛은 닭고기처럼 신선하다고 해서 ‘나무 닭고기’라는 뜻으로 수지(樹鷄)라고도 한다. 또 야생인 경우 나무에 난 모양이 하늘에 떠있는 구름과 같다고 해서 윈얼(雲耳)이라는 시적인 명칭도 갖고 있다. 그러나 헤이룽장, 지린(吉林) 등 중국 동북지역 사람들은 목이버섯을 헤이무얼(黑木耳)이라고 부르는데 익숙하다. 특히 헤이룽장성(黑龍江省) 사람들은 자기네들 지역에서 나는 목이버섯이 전국 제일이라는 자부심이 대단하다. ‘검다’라는 뜻인 ‘흑’(黑)자가 헤이룽장(黑龍江省)과 헤이무얼(黑木耳)에 공통으로 들어가 있어서 특별한 애착을 가지는 듯하다.
 

 

중국문헌에 따르면 목이버섯은 산에서 나는 보배로 식용, 약용, 보양식으로 중국식탁에 자주 오르며 ‘채소중의 고기’로 불릴 정도로 영양소가 풍부하다. 세계적으로는 “중국음식속의 흑색 보물”이라는 명칭으로 불린다.

필자에게는 목이버섯이 육지에서 자라는 다시마 혹은 미역이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우선 색깔과 잎처럼 생긴 모양이 비슷하다. 또 입안에서의 쫄깃쫄깃한 촉감과 생장에 많은 물이 필요한 것도 흡사하다.

중국은 목이버섯의 고향…서기 600년 전후부터 재배 시작

중국이 차의 고향이듯이 중국인들은 목이버섯도 중국을 원조로 꼽는다. 현재 헤이룽장(黑龍江), 지린(吉林) 등 동북지역외에도 푸젠(福建), 대만(臺灣), 후베이(湖北), 광둥(廣東), 광시(廣西), 쓰촨(四川), 구이저우(貴州), 윈난(雲南) 등 전역에 걸쳐 산지가 골고루 분포한다. 처음에는 야생 목이버섯을 식용, 약용으로 사용했으나 현재는 인공재배가 대부분이다. 야생 목이버섯은 산출량도 적은데다 가격도 몇배로 비싸다.

중국자료에 따르면 목이버섯이 인공재배된 것은 서기 600년 전후로 처음 중국에서 재배됐다. 지금으로부터 1400여년 전이다.

야생 목이버섯은 참나무(상수리나무), 백양나무, 용수나무, 홰나무 등 120개종 활엽수의 썩은 나무에서 홀로 혹은 군생을 한다. 중국은 참나무 산지가 한국면적의 약 3분의 1인 4만2천㎢ 정도가 된다.

중국에서는 9개의 품종이 있다. 헤이룽장에 8개, 윈난에 7개, 허난(河南) 루스셴(盧氏縣)에 1개품종이 있다. 야생목이버섯은 주로 헤이룽장의 원시림인 다싱안링(大興安嶺), 샤오싱안링(小興安嶺)과 백두산 일대의 것을 최고로 친다. 중국에서 유통되는 목이 버섯하면 백두산의 산맥이 이어지는 무단장(牧丹江) 일대의 상품이 가장 유명하다. 무단장 둥닝셴(東寧縣) 쑤이양전(綏陽鎭)에는 전국최대의 목이버섯 도매시장이 있다. 6만㎡면적으로 2009년에 1억㎏이 거래됐고 거래액은 39억위안(7020억원)에 달했다. 이곳 생산품은 베이징, 상하이, 톈진, 광저우, 난징 등 중국내 20개 도시와 한국, 일본, 홍콩, 러시아 등에 수출된다. 동북지역 매장에서는 비닐봉투에 담긴 것과 얇은 성냥갑 모양으로 압축한 것 등 다양한 상품이 있다.
 



동북의 서늘하고 일조량 많은 기후 적합단목재배(段木栽培)에서 비닐봉지 재배 혁명

헤이룽장성 일대의 목이버섯이 최고인 이유는 일교차가 심하고 일조량이 많은 독특한 기후조건 때문이다. 목이버섯이 잘 자라는 최적의 온도는 8-28도인데 북쪽은 봄가을에 남방은 가을, 겨울이 적당하다.

당나라때는 살아있는 원목에다 포자를 옮겨심는 방법으로 하다가 청나라때 자른 나무에 포자를 옮겨심는 방법으로 했다. 자연조건에 의존하다보니 생산량은 극히 낮았다. 1955년에는 자른 나무에 구멍을 뚫고 균을 심는 ‘단목재배’(段木栽培)방법으로 생산량이 늘어났다. 그러나 길이가 1m, 직경 10-13㎝의 나무토막에서 2-3년동안 키워 겨우 100-150g이 생산되고 자연재해를 당할 경우 산출량이 줄어들어 최근에는 거의 사용되지 않는다.
 

요즘에는 비닐봉지 재배법이 가장 유행한다. 이 방식은 류융창(劉永昶)이 랴오닝성(遼寧省) 차오양시(朝陽市)식용연구소 소장으로 있을 당시인 1994년 발명에 성공했다. 류융창은 이후 국가발명특허를 받고 현재 목이버섯 균종배급회사인 취안허쥔예유한공사(全禾菌業有限公司) 이사장으로 있으면서 사업가로 변신했다.

이 방식은 한국에도 2008년 도입돼 요즘 널리 유행하고 있다. 비닐봉지에 영양소에 해당하는 원료를 넣고 균종을 심어 배양하는 방식이다.

활엽수나무 톱밥과 밀기울, 쌀겨, 석고분, 생석회 등이 원료로 비닐봉투속에 500g씩 넣은뒤 살균, 접종, 양균의 과정을 거쳐 농지에서 물을 뿌려 키우는 방식이다. 톱밥은 참나무 를 최고로 친다.

이 방식은 생산주기를 줄이고 자연재배와 마찬가지의 품질이 보장된다. 천연무공해에 규모화, 기계화, 표준화 생산이 가능해졌다. 이 방식으로 재배지역이 산림에서 농지로 옮겨오는 획기적인 변화가 일어났다.

비닐봉지는 최적의 영양분 공급을 위해 입구둘레 31㎝가 가장 적합하다. 높이는 20㎝ 정도다. 원통형 비닐봉지에 원료를 채운뒤 종균을 넣어 배양한다. 다음 원통의 표면에 칼로 깊이 0.5㎝로 브이(V)자 형태의 흠집을 낸다. 선의 길이는 1.5㎝(V자 전체길이는 3㎝)로 8-12개의 브이(V)자 형태의 흠집을 칼로 그어놓는다. 이후 그 틈을 통해 봉투속에 수분이 흡수되면서 목이버섯 균사가 천천히 자라나오게 된다.

 

 

 

재배를 위해서는 준비한 비닐봉지를 농지로 옮긴다. 비닐봉지 간격은 10㎝로 1㎡에 25개를 배치하면 된다. 물을 뿌리고 건조를 번갈아 해주는데 건조할 때는 균사가 영양을 보충하고 습할 때는 홀씨가 성장한다. 목이버섯은 25일이면 성숙하고 수확한다. 하루 최소 6시간이상 일조가 가능해야 하고 재배지는 급수량이 풍부해야 한다. 수분이 많이 필요한데 하루에 6-8회 정도 물을 뿌려주어야 한다. 햇볕이 풍부하고 공기가 신선한 곳이면 목이의 색깔이 더욱 검다. 시간을 넘기면 버섯이 물러진다. 말릴 때는 그물위에서 말리는 것이 좋다.
 

필자는 목이 재배지가 있는 무단장(牧丹江) 동닝셴(東寧縣)을 방문한 것은 2011년 6월 말이었는데 재배와 수확이 한창 진행중이었다. 그곳 일대에는 초여름인데도 도로변 들판 여기저기에 눈이 내린 것처럼 온통 하얀 목이 재배밭으로 뒤덮혀 있었다.
 

변비와 다이어트, 여성 피부미용에 탁월한 효과먼지많은 노동자들에게 필수 보건식품

동북지역의 목이버섯은 여름 목이와 가을 목이 두 종류가 있다. 가을에 수확하는 목이버섯을 추무얼(秋木耳)이라고 부른다. 보통 유통중인 목이버섯의 맛은 쫄깃쫄깃하다. 하지만 추무얼은 기온이 낮은 데서 성장해 크기가 작지만 영양이 풍부하고 꼬들꼬들한 느낌이 강하다.

 


검은빛이 나는 헤이무얼 말고 흰색의 바이무얼(白木耳)도 있다. 바이무얼은 ‘은색 귀’란 뜻으로 인얼(銀耳)이라고 불린다. 쓰촨(四川), 푸젠(福建) 등에서 주로 나며 “버섯의 챔피언”(菌中之冠)으로 불릴 정도로 산출량도 적어 비싼 편이다. 중국 황실에서는 “장생불로양약”(長生不老良藥)으로 간주했다.

중국 동북지역의 남자들은 추운 날씨 때문에 40, 50도의 독주를 즐긴다. 그들은 술독을 해독하는데 목이버섯만한 것이 없다고 한다. 목이버섯을 살짝 데쳐서 쌈처럼 간장이나 된장에 찍어 먹기도 한다.

잎은 형태가 일정하지 않고 길이가 보통 2-6㎝이다. 최대 12㎝도 있다. 두께는 보통 2㎜이다. 목이는 채취전 젤라틴질이지만 건조시키면 수축하면서 단단해진다. 건조했을 때는 새털처럼 가볍지만 물에 불리면 차잎처럼 놀랍도록 팽창한다.

목이버섯에는 섬유질과 칼슘, 인, 철, 칼륨, 비타민 등 다양한 영양소가 들어있다.

목이는 내장을 깨끗하게 청소하며 혈전을 감소시켜 고혈압과 동맥경화 완화에 특히 효과가 있다. 중국 문헌에 따르면 매일 5-10g의 목이버섯을 먹으면 날마다 소량의 아스피린을 먹는 것과 같은 효과가 있다고 한다. 아스피린과 달리 목이버섯은 매일 먹어도 부작용이 없다는 것이다.

중금속 등 이물질의 배출작용이 뛰어나다. 모르고 먹은 머리카락, 곡식껍질, 나무조각, 모래, 금속부스러기 등을 용해시키는 기능이 있어 광산, 화공, 방직 노동자들에게는 반드시 필요한 보건식품이라고 말한다. 목이버섯내의 콜로이드가 소화계통의 노폐물을 부착시켜 위와 내장을 깨끗하게 청소해준다.

중국문헌에는 담결석과 신장결석을 예방하는 효과가 있다고 적혀있다. 종양을 방지하는 활성화물질을 만들고 체내 면역력을 강화해 암을 예방하고 억제하는 효능이 있다고 한다.

또 심혈관질병을 치료하는 효과가 있다. 혈소판의 응집을 약화시키는 작용을 한다. 70g을 복용할 경우 3시간내에 효과가 나타나고 24시간 지속되는 것으로 돼 있다.

인체내 세포의 신진대사를 원활하게 하고 동맥경화를 예방해 노화를 방지하는 역할을 한다. 또 혈당을 낮춰줘 당뇨병 예방에도 좋다. 항종양 억제와 발암물질 등 유해물질을 배출해 암예방에도 효과가 있다고 한다.

특히 목이버섯은 여성들에게 내린 신의 선물처럼 느껴진다. 특히 목이는 물을 만나면 10배이상 팽창해 변비에 특효가 있으며 식이섬유소함량이 매우 높아 피부미용에 좋다. 비만을 예방하며 비타민D가 있어서 자궁근종 예방에 효과가 크다.

허준의 <동의보감>에서는 성질이 차고 맛이 달며 독이 없다고 돼 있다. 오장을 좋아지게 하고 위장에 독기가 몰린 것을 없애며 혈열을 내리고 이질과 하혈하는 것을 멎게 하며 기를 보하고 몸이 가벼워지게 한다고 적혀있다.

그러나 생목이버섯을 먹을 경우 포르피린(porphyrin)이라는 화학물질로 인해 피부염이나 가려움증이 나타날 수 있다고 한다. 목이버섯을 말릴 경우 포르피린이 모두 분해되어 버리기 때문에 안전하다. 잔류독소를 빼내기 위해 먹기전에 반드시 찬물에 30분이상 담그고 2-3차례 물을 갈아주는 것이 좋다.

목이버섯은 또 우렁이와 같이 먹으면 안 좋다고 한다. 우렁이는 찬기운이 있기 때문에 활성화 식품인 목이와 함께 먹으면 소화기능을 떨어뜨린다고 한다. 함께 먹지않고 따로 먹는 것은 상관없다. 치질이 있는 사람은 꿩고기와 같이 먹을 경우 출혈이 생길 수 있다. 또 들오리 고기와 함께 먹는 것도 소화불량을 일으킬 수 있다고 한다.

샤브샤브(중국에서는 ‘훠궈’(火鍋)라고 한다)에 넣어 건져 먹을 때는 무와 궁합이 잘 안 맞는데 함께 먹으면 피부염을 일으킬 수 있다고 한다. 감자는 같이 먹으면 궁합이 잘맞아 좋다. 후식으로 바나나를 먹으면 얼굴에 반점이 생길 수 있다고 하니 주의할 필요가 있겠다.

목이의 식감이 좋고 국내 보급 확산버섯으로 할 수 있는 음식 무진장 많아.

목이는 식감이 좋다. 검은 색이어서 시각적으로도 군침이 돌게 한다. 국내에서는 잡채, 탕수육, 양장피, 짬뽕과 중화요리 전골에 사용한다. 중국에서는 대추와 목이버섯을 함께 달여 차로 마시기도 한다. 주로 계란이나 다른 야채와 함께 볶거나 오골계에 구기자, 생강 등을 함께 넣어 보신용 찜을 해먹기도 한다. 중국에서는 국수를 주문할 때 목이버섯을 얹어 주기도 한다. 중국에서는 목이버섯으로 할 수 없는 요리가 없을 정도이다. 얼핏 살펴보니 1200여 가지가 소개돼 있다.

목이버섯 중국요리 보러가기→
http://www.haodou.com/search/recipe/%E9%BB%91%E6%9C%A8%E8%80%B3

국내에서도 최근 목이버섯이 널리 보급되면서 여러가지 요리가 개발돼 있다. 계란 버섯, 돼지고기 버섯, 전복 버섯, 야채어묵 버섯 등 목이버섯 볶음요리가 간단하게 즐길 수 있는 레시피다. 오징어 버섯 무침과 오징어 버섯전도 가능하다. 버섯 호박전도 부쳐 먹을 수 있다. 소고기 목이 버섯죽도 특별한 풍미를 더한다.

새콤달콤한 목이버섯 냉채와 도토리묵과 목이버섯 무침도 먹음직스럽다. 죽순 목이버섯볶음도 군침을 돌게 한다. 된장국에 넣어 먹거나 미역과 함께 국을 끓여먹기도 한다. 살짝 데쳐서 초고추장에 찍어 먹으면 쫄깃쫄깃한 맛이 입맛을 돋구며 애주가들은 막걸리 안주로도 좋다고 추천한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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