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노동조합 정영하 위원장이 22일 "지금까지 당당했고 도망갈 생각이 없다. 당당히 수사를 받고 당당히 걸어나오겠다"며 경찰에 출두했다.

김재철 MBC 사장은 서울남부지검에 정영하 MBC 노조위원장 등 노조원 4명을 명예훼손 등의 혐의로 고소했고, 이에 서울 영등포 경찰서는 3차 소환장을 발부한 후 소환에 응하지 않을시 체포영장을 발부하겠다고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 위원장에게 걸린 혐의는 김재철 사장 수배 전단지, '제대로된 뉴스데스크'에서 제기한 김 사장의 카드 유용 의혹, 김 사장이 이동관 전 청와대 홍보수석과 만나 MBC 법인 카드로 식사를 한 의혹 등 명예훼손 3건과 법인카드 사용내역 공개로 인한 정보통신망법 위반, 업무방해 등 5가지다.

정 위원장은 이날 출두하기 전 서울영등포 경찰서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MBC 노조는 공정방송을 위해 저항했고, 이에 고소 고발로 대응, 난사했다"면서 "공권력도 발맞춰 빠른 수사로 우릴 힘들게 하고 있지만 (우리는)잘못한 것이 없다. 현행법을 넘어 언론인에게 공정방송은 생명"이라고 강조했다.

정 위원장은 끝으로 "파업을 시작하면서 조합원이 60여명 정도 늘었고, 파업 참가자도 200명 가까이 늘었다(총 780여명). (파업)열기는 계속될 것"이라며 이번 경찰 수사에 굴하지 않고 파업을 이어가겠다는 강한 의지를 밝혔다.

 

 

 

이강택 전국언론노조 위원장도 "진정으로 과연 업무방해를 한 자는 누구냐"면서 "전파는 국민의 것이고, 공공의 것이다. 조사를 받을 사람은 김재철 사장과 그 하수인, 청와대 연결고리와 이명박 대통령"이라고 비난했다.

이 위원장은 "명예훼손과 업무방해 등 얼토당토하지 않은 혐의를 정 위원장에게 씌우는 것은 MBC 노동자와 만오천 명의 언론 노동자, 모든 민주세력에 대한 도전"이라며 "이 사건을 어떻게 처리하는가에 따라 경찰이 수사권을 운운할 자격이 있는지 민중의 지팡이가 될 자격이 있는지 가늠하는 시험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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