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면~접같은 경우를 봤나"

방송통신심의위원회(위원장 박만)가 고민에 빠졌다. 개그우먼 안영미 때문이다.

케이블 방송 tvN <코미디 빅리그>에서 아메리카노 팀 소속으로 '김꽃두레'를 연기 중인 안영미는 방송에서 욕설을 연상시키는 발언으로 인기가 급상승 중이다.

하지만 방송통신심의위는 안영미의 발언을 개그로 보지 않았다. 특정부분에 강세를 줘 욕설처럼 들리게 발음하는 장면을 청소년시청보호시간대에 방송한 것은 문제가 있다고 본 것이다.

문제가 된 발언은 '이런 변신술', '아 피씨방, 아 피씨방', '아 마돈나 짜증나', '아 이런 면접같은 경우를 봤나', '이런 아마존 같은', '이런 미씨 같은 경우를 봤나' 등이다. 이외에 옹달샘 팀의 옹데어썰 코너 중 '개쓰레기'라는 대사를 영어처럼 발음하는 장면도 문제가 됐다.

방송통신심의위의 고민은 이 같은 장면에서 나온 발언이 실제 언어로 보면 욕으로 규정할 수 없다는 데 있다. 코미디 프로그램에서 나온 개그도 소재로 용인하지 못하고 경직된 심의 기준을 적용하는 게 아니냐는 지적도 예상된다.

심의 제재에 앞서 위원들 사이에서 이견도 표출됐다. 21일 열린 방송소위원회에서 권혁부 위원장은 "차라리 욕을 해야지 그런 것을 피해가려고 하는 것"이라며 "'접' 같은 발언을 지켜보기로 했는데 장돌뱅이도 이런 식으로 욕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하지만 장낙인 위원은 "말로 장난을 치는 것이다. 표현이 좀 그렇지만 언어를 잘못 쓴 것은 없다"라고 말했다.

이에 권 위원장은 "아버지가 방에 들어간다는 것을 아버지 가방에 들어간다고 하면 말이 되느냐"며 재차 제재를 주장했다.

장 위원은 "웃자고 한 것이다. 정상적인 뉴스에서는 아버지 가방에 들어간다는 표현을 쓰면 안되지만 개그라는 것은 원래 넘어지고 자빠지고 정상적인 것이 아니다"고 반박했다.

박성희 위원은 "면접같은 발언의 경우 기발한 아이디어이긴 하다"며 "언어 자체에는 문제가 없다. 언어 외적인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날 결국 안영미의 발언을 내보낸 tvN에 대해 의견 진술을 받기로 결정했다. 그동안 의견진술을 들은 이후 대다수 프로그램들은 법정제재를 받아왔다. 향후 유사한 사례가 반복되고 시청자 민원과 모니터를 통해 안건으로 다시 올라오게 될 경우 이번 결정보다 높은 수위의 제재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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