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위터가 이번 4·11 총선에서는 어떤 위력을 발휘할까? 적어도 정치인들은 트윗을 관리해야 하는 처지에 놓인 것은 분명한 것 같다. 트윗이 민심의 전부는 아니지만 민심의 흐름을 읽는데 유용한 도구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언론사들과 기업에서도 트윗과 정치라는 주제로 보도를 하는 것을 넘어 트윗 민심을 읽고자 장치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트윗을 제대로된 도구로 활용한다면 트래픽 유입 효과도 노려볼 만하다.

대표적으로 지난달 언론사 최초로 동아일보는 트위터 선거여론 분석 사이트를 열었다. 홍보회사 미디컴, 웹서비스 전문업체 유저스토리랩과 손을 잡고 총선까지 '2012 트위터 민심 상황판'을 운영한다는 계획이다.

실제 사이트를 방문해 보면 실시간 트윗 전송이 이뤄질 수 있도록 했고, 전국 246개 지역구 후보들의 트윗 민심을 엿볼 수 있는 여러 장치를 마련해놓고 있다.

트윗량을 나타내는 ‘트위터 버즈’는 인물과 정당에 따라 1위부터 5위를 실시간으로 보여준다. 호불호를 떠나 트윗상에서 관심으로 떠오르는 정치인과 정당의 랭킹을 알 수 있는 셈이다.

17일 오후 3시 기준으로 트위터 버즈가 가장 많은 정치인은 7만1503건의 트윗 수를 기록한 이정희 통합진보당 대표다. 다음으로 손수조(4만1666건) 새누리당 후보자에 이어 문재인 민주통합당 상임고문(3만6888건)이 뒤를 잇고 있다. 다음으로 정동영 의원과 김희철 의원이 각각 4, 5위를 차지했다. 특히 김희철 의원의 경우 자신의 선거사무실에 경쟁후보인 이정희 통합진보당 공동대표를 겨냥한 "관악의 지역발전 종북좌파에게 맡길 수 없다"는 플래카드를 붙였다는 사진과 비난 글이 트위터상에 나돌면서 화제가 되고 있다. 김 의원의 경우 '음해 공작'으로 규정해 의혹을 부인하고 있다. 트윗 버즈량이 많다고 모두 좋은 것은 아닌 셈이다. 트윗 버즈량은 트윗상 화제가 되고 있는 정치인들과 정당을 보여주면서 여론의 흐름을 알 수 있는 도구로 활용할 때 꽤 유용한 도움이 될 수 있다.

또한 246개 지역구별 후보자들의 일주일 트윗수를 비교해, 후보자를 언급한 트윗량이 각각 어떻게 다른지 확인할 수 있고, 또 날짜별 격차를 한 그래프에서 손쉽게 살펴볼 수 있다. 또 어느 시점에서 각 후보 간 트위터 관심도가 역전되는지 볼 수 있는 상세그래프가 제공된다. 누리꾼들을 위해 선거구와 후보자의 이름을 해시태그(#)로 붙이면 곧바로 후보자 트윗에 전송되는 민심 참여하기 코너도 마련했다.

미디컴 측은 "투표일 하루 전에도 판세가 역전되는 경우가 많은 만큼, 시(時) 단위의 트위터 여론은 선거 결과를 점치는 주요한 관망 포인트"라면서 "투표 당일은 더욱 중요하다. 투표를 마친 유권자들의 보다 직접적인 여론을 들을 수 있고, 촌각을 다투는 개표 상황에서 투표 결과에 따라 달라지는 트위터리안들의 심리를 읽을 수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SNS시장 분석업체 디지털다임도 지난달 21일부터 ‘쇼셜와칭’이란 이름으로 정치와 관련된 트윗의 현황을 볼 수 있는 사이트를 개설했다.

사이트에는 정당, 총선 예비후보들과 이외수, 박경철 등 파워터리안의 트윗은 물론 일별, 주간별, 월별 인기 트윗, 신규 트윗을 분석해 트윗상 정치 이슈를 한 눈에 볼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각 정당별, 정치인, 논객별 최근 15일 동안의 팔로워 수, 트윗 수, 리트윗 수 등을 그래픽으로 보여줘 트윗 상의 활동도 손쉽게 확인할 수 있다.

디지털다임 측은 "향후 정치에 관심이 많은 SNS 이용자들을 위해 데이터를 분석한 인포그래픽을 제공할 계획"이라며 "이를 통해 시시각각 변하는 정치 트렌드를 손쉽게 파악할 수 있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또한 일반인이 직접 참여할 수 있는 소셜댓글을 통해 정치에 대해 소통의 장을 넓힐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트윗상 공식 계정을 갖고 있는 언론사는 많지만 정치 영역을 겨냥해 특정 계정을 운영하는 언론사도 눈에 띈다. 한겨레는 정치부가 트위터 계정 ‘말찐’(@maljjin)을 운영하기로 했다. 한겨레는 "정치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담는 한편, 독자들의 궁금증을 접수해 정치인에게 묻는 ‘독자참여형 인터뷰’도 한다. 각종 제보도 받는다"고 설명했다.

SNS를 단순한 민심 파악용에 그치지 않고 오픈 소셜미디어운동 및 소셜미디어를 활용한 매니페스토 운동으로 활성화시킬 경우 공급자와 유권자가 동시에 대응한 파트너가 될 수 있는 새로운 정치실험들이 등장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일례로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총선넷’은 ‘리멤버뎀’(Remember Them)이라는 사이트를 열어 과거 정치인들의 발언을 중심으로 후보자들의 정치적 소견 정보를 제공해 유권자들의 표심에 영향을 준다는 목표다.

조희정 국회입법조사처 입법조사관은 '소셜미디어와 한국 정치과정의 변화'라는 발표문을 통해 "다가올 2012년 제19대 총선에서는 기존의 정치인들이 전혀 접하지 못했던 젊은 세대의 등장과 온갖 신기술들이 정치를 문화적으로 소비하며 즐겁게 동원될 수 있는 화려한 모습으로 등장할 것"밝혔다.

그는 "이들은 자유롭게 콘텐츠를 생산하고, 토론하고, 자발적으로 움직이고, 때로 편가르기도 할 것이다. 그것이 '자유로운 정치'의 모습이기 때문"이라며 "결국 소셜미디어는 시민의 중심성을 회복하고, 정당과 정부의 반응성을 높여 민주주의를 발전시킬 수 있는 방향으로 진행되어 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그는 "중국이나 중동과 같은 권위주의 국가와 같이 한국사회는 과거의 IT강국이 아니라 IT 규제 국가로 변화하고 있다"면서 "법제도적으로 콘텐츠를 규제하고 검열하고 권위적으로 공간 내에 군림한다면 소셜미디어 발전 뿐만 아니라 소셜미디어를 통한 사회발전조차 논의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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