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BS <김미화의 여러분>이 자체 모니터를 통한 공정성 심의로 표적 심의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올해 들어 케이블 방송의 연예 오락 프로그램에 대한 심의 건수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60% 감소된 것으로 나타났다.

미디어오늘이 입수한 방송통신심의위원회 2011년 심의내용 백서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케이블 방송(영화, 오락 등 등록 PP)의 연예 오락 방송프로그램에 대한 심의는 216건으로 집계됐다.

그런데 올해 들어 심의 건수가 대폭 줄었다. 올해 1월부터 3월 12일 현재까지 케이블 방송 연예 오락 프로그램 심의건수는 18건으로 나타났다. 평균적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약 60%까지 줄어든 수치다.

케이블 방송 연예오락 프로그램에 대한 심의는 지난 2008년 방송통신심의위 출범 이후 총 745건으로 방송광고 심의 건수 다음으로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케이블 방송 연예 오락 프로그램이 그만큼 유해·폭력적 내용으로 심의를 많이 받았다는 얘기다.

반면 2008년 출범 이후 지난해 연말까지 방통심의위의 지상파 라디오 공정성 심의 건수는 9건으로 집계됐고, 모두 민원이 제기된 경우다. 방통심의위는 하지만 올해 들어 CBS <김미화의 여러분>을 자체 모니터를 통해 공정성 심의를 진행했고, <김미화의 여러분>를 포함해 3건이 공정성 심의로 법정 제재를 받았다.

이같은 통계를 두고 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정작 할일에 손을 놓고 정치적 중립성이 엄중 요구되는 공정성 심의에 대해서는 방통심의위 사무처가 앞장서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케이블 방송 심의를 담당하는 유료방송2팀은 지난 12월 개편 당시 종합편성채널과 SO채널이 유료방송1팀으로 업무가 넘어갔기 때문에 심의 건수가 많이 줄어든 것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하지만 유료방송팀이 2개로 나뉘었어도 연예 오락 채널은 유료방송2팀이 여전히 담당하고 있다는 점, 종편 개국 시점이 12월이기 때문에 지난해 종편의 연예 오락 심의 건수는 아예 존재하지 않는다는 점, 지난해 케이블 방송 심의 건수가 등록 PP에 한정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같은 해명은 설득력이 떨어진다.

방통심의위 관계자는 "케이블 방송 프로그램은 특히 청소년 유해 프로그램이 많아 단골로 심의 대상에 오르고 있는데, 사실상 올해 들어 심의위가 손을 놓고 있다고 보면 된다"고 전했다.

관계자는 "정작 심의가 필요한 케이블 방송 유해프로그램에 대해서는 손을 놓고, 엉뚱하게 공정성 심의를 하고 있는 방통심의위의 대표적인 잘못된 행태"라고 지적했다.

저작권자 © 미디어오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