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미디어 오늘> 창간호가 발간된 뒤 신문로의 <미디어 오늘> 편집국에는 격려와 질책이 동시에 쏟아졌다. “<미디어오늘>을 정기구독하려면 어떻게 해야 합니까” “모든 것이 다 잘못 됐다는 식이더군요. 도대체 뭘 어쩌자는 겁니까” 비록 계량화할 수도 없고 경중을 따지기도 힘들지만 이 ‘상반된 관심’을 우리는 모두 <미디어 오늘>의 앞날을 밝혀줄 꺼지지 않는 두개의 횃불로 생각한다.

구독신청으로 보여준 격려는 비록 간절히 원한 것이기는 했지만 예상밖으로 컸다. 반짝했다가 슬그머니 사라지는 숱한 주간지중의 하나로 치부할 수도 있을텐데 왜일까. 우리는 여기서 언론에 대한 독자들의 목마름을 확인한다.

독자들은 언제나 언론의 잘잘못을 ‘나중에’ 가리는 <미디어 오늘> 같은 ‘제2언론’이 필요없는 시대를 갈구해 왔다. 그러나 독자들은 그런 점에서 불행했다. 또한 그런 불행한 시대에 살고 있다는 사실을 일깨워주는 ‘제2언론’마저 없었다는 것이 불행을 가중시켰다.

따라서 <미디어 오늘>에 쏟아지는 독자들의 격려는 역설적으로 <미디어오늘> 같은 신문이 필요없는 시대를 살아보지 못한 데 대한 보상심리의 표현인지도 모른다. 질책은 주로 ‘과거들춰내기’ ‘대안없는 흠집내기’ ‘결과적인 경쟁자 편들어주기’등 기존언론에서 폐해로 지적됐던 보도태도가 답습되고 있다는 것으로 요약된다. 팩트(사실)의 부정확성에 대한 지적도 없지 않았다.

질책의 저변에는 <미디어 오늘>이 언론개혁을 선도하는 동시에 미래지향적이었으면 하는 기대가 한꺼번에 충족되지 못하는데서 오는 순수한 실망감도 깔려 있으리라 생각된다. <미디어 오늘>은 격려와 질책을 모두 겸허하게 받아들인다.

등을 떠밀려서가 아니라 그것이 <미디어 오늘>이 지향하는 언론의 바른 길이기 때문이다. 또한 <미디어 오늘> 스스로가 제역할을 다하고 빠른 시일내에 역사속으로 사라지길 원할 만큼 떳떳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다음과 같은 객관적인 평가와 함께.

“<미디어 오늘>은 언론에 관한 모든 문제를 독립적인 시각에서 공정하게 다루려고 노력했고 어느 정도 성과를 거뒀다. 그러나 <미디어 오늘>의 비판의 대상이 됐던 언론이 제자리를 찾음으로써 그 영향력은 점차 줄어 들었다. <미디어 오늘>은 그간의 역할에 만족하고 지난 00년 자진휴간했다.” <미디어 오늘>이 홀가분하게 휴간할 수 있는 날이 빨리 오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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