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사측이 해고 등 중징계 칼날을 꺼내들었지만 공정방송 회복과 사장 퇴진을 요구하는 목소리는 더 커지고 있다. MBC 노동조합(위원장 정영하)은 6일 김재철 사장을 배임 등의 혐의로 검찰에 고발하는 등 대응 수위를 높여가고 있다.

MBC 파업사태가 한 달을 넘겼음에도 수그러들지 않고 오히려 파업참가자들이 늘어나자 사측도 징계를 내세워 파업 무력화에 나섰다. 사측은 박성호 기자회장을 해고시킨데 이어 5일에도 이용마 노조 홍보국장(기자)을 해고했다. 최일구 앵커 등 8명에 대해서는 2~3개월 정직 처분을 내렸다.

하지만 사측의 징계는 오히려 내부에서 고립되는 결과를 초래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기자 166명이 박 기자회장 해고와 양동암 영상기자회장 징계에 반발해 집단 사직을 결의했다. 보직간부 12명도 추가로 보직을 사퇴하고 파업동참을 선언했다. 5일 밤늦게까지 진행된 드라마 PD 총회에서도 성토가 이어졌고, 6일 <해를 품은달> 김도훈, <무신> 김진민 PD 등 현재 방송 중인 드라마 PD 4명이 제작거부를 선언했다. 사측은 일단 <해품달> 방송일인 7·8일 스페셜 방송을 ‘땜질’ 편성했다.

고소·고발도 이어졌다. 노조는 이날 김재철 사장을 배임 등의 혐의로 서울 남부지검에 고발했다. 노조는 김 사장이 2010년 취임 이후 2년 동안 법인카드로 6억9000만원, 매달 평균 3000만원씩의 거액을 사용했으며, 이 가운데 일부가 개인적으로 유용한 혐의가 드러나 검찰에 고발했다고 밝혔다. 노조가 확보한 법인카드 사용내역에 따르면 김 사장은 사장 재임기간 동안 서울 홍은동 그랜드힐튼과 서울 강남의 팔레스 등 전국의 특급호텔에서만 1억5000여만원을 법인카드로 사용했다. 귀금속, 액세서리, 골프용품점, 의류매장, 화장품점 등에서도 법인카드로 진주목걸이와 명품가방, 여성용 고급화장품을 대량으로 구매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국내외 면세점에서 1700여만원을 결제하고, 기내 면세점에서도 820여만원 어치를 사들였다.

일본 출장에서는 여성만 출입이 가능한 피부관리 및 마사지 업소 ‘소시에 월드’에서 200만원이 넘는 요금을 결제했고, 일본 여성들이 많이 찾는 패션 잡화점과 백화점 남성복 매장 등에서도 수십만원씩의 법인카드 결제가 이뤄졌다.

노조는 고발에 앞서 “사측이 이에 대해 구체적인 사용 내역을 밝히기를 거부하면서 ‘업무상으로 썼을 뿐’이라는 말로 얼버무리고 있고 그나마 구체적으로 밝힌 몇몇 해명은 거짓으로 드러나고 있다”며 검찰에 진실규명을 촉구했다.

노조는 이어 “김 사장이 업무와 관계없는 일에 회사 카드를 긁고 다닌 사실이 계속 드러나고 있는 만큼 고발할 수밖에 없다”며 “공영방송사 사장이 공과 사를 구분하지 못해 회사 돈을 흥청망청 썼다면 법적 책임을 져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주장했다.

한편, 사측은 5일 노조 집행부 16명 전원을 상대로 30억원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하는 등 노조를 압박하고 나섰다. 사측은 또, 사원들의 법인카드 사용과 특파원의 지사운영비 등과 관련한 감사결과를 조만간 내놓겠다고 밝혀 ‘물타기’라는 반발을 사고 있다.

저작권자 © 미디어오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