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최금락 홍보수석이 고교 선배인 인물을 서울신문 사장에 선임하려 한다는 낙하산 의혹이 제기됐다. 서울신문 노동조합은 낙하산 사장 선임을 반대하며 파업까지 고려 중이라고 밝혔다. 언론사 사장의 퇴진을 요구하며 파업을 벌이고 있는 MBC, KBS 등에 뒤를 이을지 주목된다.

서울신문 1대 주주인 우리사주조합은 2~4대 주주인 기획재정부, 포스코, KBS로 구성된 사장추천위원회를 구성해 지난 24일 서류심사를 통해 3명의 사장 선임 면접 대상자를 최종 선정했다.

문제는 면접 대상자에 오른 3명 중 정신모 전 서울신문 편집국장이 청와대의 사장 선임에 개입된 인물이라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시작됐다.

우리사주조합은 26일 사내게시판을 통해 정신모 전 편집국장의 실명을 언급하며 "청와대 홍보수석실이 서울신문사 1~4대 주주 대표로 구성된 사장추천위원회에 적극 개입하면서 사장 선임은 파행으로 치달을 가능성이 높다"면서 “(최금락)홍보수석은 서울신문사 사장에 응모한 후보자 중 경기고 선배(정신모 후보)를 낙하산으로 내려 보내려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우리사주조합은 이 같은 정황을 파악했지만 2~4대 주주 대표들이 정 후보자에게 표를 던져 최종 면접 대상자로 지정됐다고 밝혔다.

우리사주조합에 따르면 청와대 최금락 홍보수석은 우리사주조합을 제외한 기획재정부, 포스코, KBS 주주대표들에게 자신의 고교 선배인 정신모 후보를 서울신문 사장으로 앉히라고 오더를 내렸다. 최 홍보수석과 정 후보자는 경기고-서울대 라인으로 선후배의 가까운 사이인데, 청와대와 기획재정부 등 여러 경로를 통해 확인한 결과 최 홍보수석이 정 후보자를 찍어놓고 서울신문 사장에 앉히라는 말을 공공연하게 했다는 것이다.

 

특히 서울신문 노동조합은 정 후보자의 개인비리 의혹까지 제기하고 사장 선임 반대를 주장했다. 노조 관계자는 "정 후보는 1998년 편집국장을 역임하면서 구조조정 명단을 발표했을 뿐 아니라 1997년 뉴미디어국장을 지내면서 납품 기기 가격을 뻥튀기하는 형식으로 개인 비리를 저질렀다는 의혹이 있다"고 폭로했다.

서울신문 노동조합도 '일개 홍보수석이 서울신문 농락하나'라는 제목의 노보를 통해 "노조원의 대다수가 우리사주조합원이고, 사원들이 서울신문의 1대 주주인 이상 사장 선임권은 여전히 우리의 소중한 권리"라면서 "노조는 그동안 현정권의 낙하산 인사를 결단코 반대한다고 누차 밝혀왔고, 서울신문의 비전을 구체적으로 제시할 수 있는 이가 사장으로 선임돼야 한다고 강조해왔다"고 밝혔다.

노동조합은 이어 "홍보수석이 개인적인 인연을 바탕으로 특정 후보를 사장에 앉히려는 것은 개인적인 ‘치기’에 불과하다"면서 "그동안 서울신문 사원들이 겪었던 아픔을 1초라도 생각해보지 않았을 홍보수석이 고교선배 예우 차원에서 정권 말기에 자리하나를 마련해준다면 서울신문을 너무 얕잡아 보는 게 아닌가. 일이 더 커지기 전에 최 수석은 손을 떼기 바란다"고 비난했다.

서울신문 노동조합은 정 후보자 선임시 주주 총회장에서 보이콧을 하고 출근 저지 투쟁을 포함해 연차 투쟁까지 준비하고 있다.

노조 관계자는 "최종 사장 선임시 파업도 고려 대상의 하나"라며 파업 가능성까지 언급했다. 사장 선임이라는 전제가 붙긴 했지만 파업을 고려할 만큼 이번 낙하산 사장 선임에 대한 조합원들의 반대의 뜻이 강하다는 얘기다.

서울신문 노동조합은 "노조는 지난 24일 서류심사를 통과한 3인의 후보 명단이 공개된 이후 긴급 집행위원회의 등을 통해 청와대의 입김이 작용한 후보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점을 재확인했다."면서 "구체적인 경영 정상화 플랜을 갖고 사원들과 진지하게 머리를 맞댈 수 있는 사람을 심사 과정에서 골라야 한다는 점을다시 한 번 강조한다. 노조는 낙하산 논란과 별도로 사장 후보자들에 대한 검증을 시작했으며, 앞으로 조합원들의 총의를 모아 새 경영진이 해야 할 일을 구체적으로 제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저작권자 © 미디어오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