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일 방송광고공사 사장실에는 ‘점잖은’ 손님 네분의 항의방문이 있었다. 부산을 비롯해서 지역상업방송이 출범하는 4개지역의 MBC 계열사 사장들이 광고요금의 불합리함을 지적하고 나선 것이다. 이들 사장들이 문제 삼은 것은 지난 14일 개국한 지역상업방송의 광고비가 동일 지역에 방송되는 MBC 계열사보다 높게 책정됐다는 것.

부산의 경우 MBC는 전체 네트워크 제작비중 0.85%에 해당하는 광고비를 받고있는데 비해 부산방송은 네트워크 제작비의 1.44%에 해당하는 광고비를 산정했다. 이에따라 부산방송은 부산 MBC의 1.7배에 해당하는 광고비를 받게 됐다. 또 대구방송은 대구 MBC의 1.6배의 광고비를 배당받았다.

MBC측에서는 지역상업방송의 가시청 권역이 좁고 UHF로 방송되는 관계로 화질조차 확인되지 않고 있는 마당에 지역 MBC보다 더 많은 광고료를 받게 된 것은 이해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광고공사는 MBC의 자체 배분율이 지나치게 서울에 편중돼있어 MBC를 기준으로 광고비를 산정할 경우 신설지역방송이 제작에 큰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현재 서울 MBC는 네트워크 광고비의 85%를 가져가고 있다. 이에대해 MBC는 프로그램 자체가 서울MBC에서 만드는 것이기때문에 지역MBC에 15%의 광고비를 배분하는 것은 계열사 지원의 일환일 뿐이라고 주장한다. MBC는 만약 지역배분을 바로잡기 위해 서울에 돌아가는 광고비를 줄일 경우 과연 광고공사가 SBS 광고료도 MBC 수준으로 같이 내릴 것인가 반문하고 있다.

MBC는 광고공사가 필요에따라 시장 논리와 공익논리의 이중잣대를 적용하고 있다면서 문제의 배경에는 상업방송의 조기정착을 바라는 정권의 이해관계가 얽혀 있다는 의혹을 보내고 있다. 더욱이 그 배경에는 CATV 출범때의 무리수를 반복하지 않으려는 공보처의 입김이 작용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지역상업방송의 개국으로 광고공사의 위상과 공보처의 역할론이 다시한번 시험대에 오르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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