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 메트로를 시작으로 등장한 무료신문이 2007년 이후 부수와 독자 수 모두 감소, 정체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터넷을 통한 뉴스 소비, 스마트폰·태블릿PC 등 새로운 기기로 뉴스를 소비하게 되면서 업계는 새로운 미디어환경에 맞는 전략과 콘텐츠를 찾고 있다.

한국리서치가 무료신문 독자를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실제 무료신문을 이용하는 사람은 2003년 93만4천명에서 2007년 335만6천명으로 정점을 찍고 2011년 12월 현재 156만4천명으로 감소했다. 증감률도 2004년 198.0%에서 시작해 2007년 30.56%로 창간 이후 상승 국면이었지만 2008년부터 -28.24%, -27.21, 3.27%, -13.61%로 급락했다.

   
 
 
부수도 조정됐다. 대표적인 무료신문 메트로는 ABC협회 기준 2007년 52만8875부를 발행했으나 2010년 44만1200부로 떨어졌다. 더데일리포커스의 발행부수는 2007년 51만6171부에서 2009년 38만1848부로 급격히 떨어졌다 2010년에는 2007년 대비 19.1%가 줄어 41만7540부이다. CBS노컷뉴스의 2010년 발행부수는 2009년 대비 만부가 넘게 줄어 10만4158부다.

메트로와 포커스 경우 2010년 발행부수가 전년에 비해 조금 증가했지만 20~30대가 종이신문을 보지 않는 추세라는 점을 감안할 때 당분간 정체가 예상된다는 게 지배적인 전망이다. 한국리서치가 추정하는 일간신문 이용자는 2007년 1887만9천명에서 2011년 1553만3천명까지 크게 떨어졌다. 주 독자층이던 30대 이하(10·20대 포함) 독자의 비율은 2003년 51.3%에서 2011년 37.7%까지 떨어졌다.

독자층 또한 20대에서 30~50대 중장년층으로 옮겨간 것으로 나타났다. 20대 이하부터 스마트폰이 보급된 현실이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20대 이하는 2003년 전체 61.3%를 차지했으나 2006년 45.6%, 2009년 30.0%, 2011년 26.6%로 꾸준히 감소했다.

반면 40, 50대 이상 독자층의 비율은 2003년 18.3%에서 2011년 43.3%로 증가했다. 2011년 현재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독자층은 30대로 30.1%다. 2003년에 비해 10% 가까이 올랐다.

김기주 한국리서치 커뮤니케이션부 수석부장은 27일 미디어오늘과 인터뷰에서 2007년 이후 추정 독자수가 크게 감소하고 정체 중인 점을 들어 “무료신문 시장은 현재 갈림길에 서 있다”며 “지금과 같은 유통방식과 콘텐츠로는 한두 곳 빼고는 살아남기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20대 독자 비율 감소에 대해 “20대는 새로운 디바이스를 가지고 포털이나 다른 경로로 뉴스를 소비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 같은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업계는 배포 범위를 넓히고 다양한 콘텐츠를 생산하려 노력하고 있다. 이상민 더데일리포커스 편집부장은 28일 미디어오늘과 통화에서 “전체적으로 신문 열독률이 떨어지는 연합뉴스에 의존하는 천편일률적 콘텐츠로는 위기를 극복할 수 없다”며 “변화한 독자들에 맞춰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부장은 포커스가 현재 누리집을 강화하는 등 미디어환경에 맞춰 변화하고 있고, 회사 차원에서 독자 프로파일과 요구를 분석하고 있고 배포 다변화를 위해 시장조사를 하고 있다고 전했다.

“무료신문은 여전히 저비용 고효율 광고매체”

[인터뷰] 이정희 데일리노컷뉴스 대표

2007년 전성기를 맞은 무료신문은 현재 온라인과 모바일 기기 보급으로 부수도 독자수도 줄고 있다. 위기를 가장 빨리 포착하고 대안을 만드는 건 업계의 과제다. 씨비에스 보도국, 인터넷 노컷뉴스와 함께 뉴스를 생산해 10만여 부의 무료신문을 발행하고 있는 데일리노컷뉴스도 절박한 위기의식을 느끼고 있다.

노컷뉴스는 2006년 11월 첫 신문을 발행한 이후 24면, 32면을 번갈아 발행하고 있다. 전체 신문광고 시장이 위축되고 있는 상황이지만 감면 계획도 없다. 이정희 노컷뉴스 대표는 27일 미디어오늘과 인터뷰에서 “2009년 이후 정체된 시장이 5년 정도 더 갈 수 있다”고 인정했다. 그러나 이 대표는 “독자들이 유지되고 있고, 부수를 탄력적으로 조정할 수 있는 점에서 무료신문은 여전히 생명력이 있다”고 말했다.

단기적인 대응이 아니냐는 질문에 이 대표는 “차별화된 콘텐츠, 스마트 시대에 맞는 포맷 확보가 관건”이라고 답했다. 그는 “연합과 포털 사이트에서 접할 수 있는 뉴스가 아니라 젊은 직장인 맞춤 콘텐츠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노컷뉴스는 메트로, 포커스 등에 비해 콘텐츠 변화가 상대적으로 쉽다. 씨비에스 울타리 안에서 공동으로 뉴스를 생산하기 때문이다. 이정희 대표는 “연말까지 정보와 흥미를 모두 추구하는 콘텐츠를 만들고 이를 실을 IT 친화적인 플랫폼을 만들어 볼 계획”이라고 밝혔다.

배포 다변화도 업계의 과제 중 하나다. 스마트폰 등 다른 기기로 뉴스를 소비하는 시민이 늘고 있는 상황에서 지하철 출입구 배포만으로는 새로운 독자를 유인할 수 없기 때문이다. 가정에 배달한다든지 배포 장소를 늘려 독자층을 다변화하고 독자수를 증가시켜야 한다는 안팎의 요구도 있다. 이에 이정희 대표는 배달은 수지가 맞지 않고 이미 기존 배달신문과 이들의 콘텐츠 구성에 익숙해진 독자들이 많기 때문에 끼어들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아파트 대형분양, 프로야구 시즌, 게임 축제 등 대형이벤트가 열리는 곳에는 광고주와 연계해 찾아갈 계획을 밝혔다.

이정희 대표는 무료신문 시장이 도약할 수 있는 시장, 블루오션은 아니라고 했다. 다만 그는 노컷뉴스를 비롯해 메트로, 포커스가 손익분기점을 맞추고 있거나 흑자를 내고 있는 점과 광고주들에게 무료신문은 여전히 저비용 고효율의 광고 매체라는 점을 들어 “살 길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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