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0·26 재보궐선거에서 새누리당 서울시장 후보로 출마했던 나경원 서울 중구 예비후보가 최근에도 서울 강남의 ‘호화 피부클리닉’에 출입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의혹을 최초 보도한 시사인이 이 같은 내용을 추가 폭로했다.

시사인은 27일 발행된 최신호(233호)에서 “나 전 의원은 최근에도 서울 강남 청담동의 또 다른 피부클리닉을 출입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시사인은 해당 클리닉을 “(애초 논란이 됐던) ‘ㄷ클리닉’과 겨우 150여m 밖에 떨어지지 않은 피부관리 전문 A클리닉”이라며 “이곳은 ㄷ클리닉 원장과 친분이 두터운 병원장이 운영하는 곳”이라고 설명했다.

보도에 따르면 ‘A클리닉’의 원장은 고객 신분으로 찾아간 시사인 기자에게 “나 의원님이 요번 총선에 나오신다고 얼마 전에 오셔서 조금 손보고 가셨다”고 말했다. 또 이 원장은 “나 의원이랑 우리가 친하다”며 “저한테 다니신 지 한 4년 됐다”고 밝혔다. “(나 후보가) 나한테도 오시고 거기(ㄷ클리닉)도 가고 하시는데 이번에 매스컴에서 문제가 돼서 좀….”이라는 설명도 덧붙였다.

논란이 됐던 ㄷ클리닉의 ‘1억 회비’에 대해서도 이 원장은 “거기서(1억원에서) 차감을 하는 거”라며 “마케팅 차원에서 그렇게 하면 가격이 올라간다”고 말했다. A클리닉의 회비는 “1년 단위로 환산하면 각 7200만원과 4200만원 꼴”이라고 시사인은 전했다. 이 매체 20대 여기자 2명이 상담을 받은 결과를 토대로 산출한 금액이라는 설명이다.

시사인은 “호화 피부클리닉 출입 사실이 서울시장 선거 시기에 쟁점으로 떠오른 데는 나 후보 측에서 먼저 불을 지핀 상대 후보와의 ‘서민시장 이미지 경쟁’이 영향을 미쳤다”고 주장했다. 나 후보가 재래시장 등을 돌며 ‘친서민 이미지 만들기’에 공을 들이던 차에 이 같은 논란이 불거져 여론이 폭발적으로 반응했다는 해석이다.

또 시사인은 “잘못한 게 있다면 중구 국회의원으로서 중구에 있는 업소에 가지 않고 강남구로 다녔다는 사실뿐”이라고 언급한 중앙일보의 김진 논설위원의 말을 인용해 “나 전 의원은 여전히 중구민의 마음을 헤아리지 못한 듯 하다”고 꼬집었다. 나 후보는 현재 자신의 지역구였던 서울 중구에 공천 신청을 해놓고 있는 상황이다.

이번 추가 폭로는 일부 언론과 경찰 등에서 시사인의 ‘1억 피부클리닉’ 보도를 허위로 규정하고, 나 후보가 출마를 앞두고 최근 해당 의혹을 적극적으로 해명하고 나선 상황에서 나왔다.

나 후보는 지난 21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당시) ‘어떤 고급치료도 받지 않았다는 것’도 분명히 말씀을 드렸다”고 말했다. “피부(클리닉)설이 만약에 사실이라면 저는 이번 선거에 나오지 않았을 것이고요 앞으로도 정치를 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는 말도 했다. 장애를 가진 딸의 치료 등을 위해 550만원을 내고 9개월 동안 15차례에 걸쳐 진료를 받은 것이라는 경찰의 중간 수사결과 발표를 재차 강조한 대목이다. 이는 “저한테 다니신 지 한 4년 됐다”거나 “4월에 출마하신다고 얼마 전에 오셔서 조금 손보고 가셨다”는 A클리닉 원장의 말을 인용한 시사인의 보도와 충돌하는 지점이다.

‘1억 회비’ 논란도 다시 쟁점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나 후보는 하루 뒤인 22일 TV조선 <시사토크 판>에도 출연해 “저는 그런 회원권이 있다는 것도 들어본 적도 없고 그래서 저는 뭐 더 자세하게 설명 드릴 것도 없다”고 밝혔다. 이 역시 “거기서(1억원에서) 차감을 하는 거”라는 A클리닉 원장의 설명이나 시사인의 최초 보도 내용과 조금 다르다. 물론 나 후보가 이를 인지하지 못했을 가능성도 있지만, 그렇다면 “(A클리닉에서 치료를 받은 지) 4년 됐다”거나 “나 의원과 우리가 친하다”는 원장의 언급에 대한 해명이 우선 필요해 보인다. ‘4년간 다녔지만, 회원권의 존재는 몰랐다’는 이야기는 설득력을 갖기 어렵기 때문이다.

또 시사인은 “그동안 ‘나경원 후보가 청담동 ㄷ클리닉에 연회비 1억원을 내고 피부관리를 받았다’고 보도한 언론은 한 곳도 없”다고 강조했다. 이번 추가 폭로에도 나 후보가 얼마를 지불했는지는 따로 언급하지 않았다. 나 후보는 최초 의혹 보도 당시 시사인이 해명을 요청하자 “프라이버시 때문에 액수는 못 밝히겠다”고 말했다.

시사인은 “나 전 의원 측에 여러 차례 통화를 시도했으나 2월 24일까지 나 전 의원은 답변을 해오지 않았다”고 밝혔다. 나 후보는 22일 새누리당 공천 면접에 임했다. 당시 일부 언론은 공천위원들이 나 후보에게 ‘피부과 치료 비용이 1억원이 아니고 550만원이 맞나. 더 논란거리가 있으면 지역뿐만 아니라 당 전체에 누를 끼치게 된다’고 질문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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