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 일간지의 홍보성 기사가 지난 2008년부터 급증하고 홍보성 기사 건수와 신문 발행부수가 정비례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황진선 법률신문 편집국장은 '일간신문의 홍보성 기사의 추세·유형과 신문매출액·발행부수의 관계에 관한 연구' 논문에서 이같이 밝혔다.

홍보성 기사는 신문윤리실천요강 1조 2항(사회 경제적 세력으로부터의 독립)을 위반해 한국신문윤리위원회로부터 경고 및 주의를 받은 기사를 말한다. 

논문에 따르면 지난 2008년 4월부터 2009년 3월까지 전체 신문윤리강령 위반 기사 628건 중 홍보성 기사는 101건으로 16.1%를 차지했다. 2009년 4월부터 2010년 3월까지는 190건, 2010년 4월부터 2011년 3월까지는 318건으로 급증해 전체 윤리강령 위반기사 중 각각 홍보성 기사가 차지하는 비중은 37.8%, 44.4%를 차지했다.

특히 중앙 일간지의 경우 08년에는 13건(12.9%), 09년에는 48건(25.3%), 10년에는 106건(33.3%)으로 홍보성 기사가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신문별로 보면 조선일보는 08년 2건에서 10년에는 20건, 중앙일보는 3건에서 18건, 동아일보는 4건에서 24건으로 홍보성 기사가 늘었다.

한겨레의 경우 2008년 한 차례도 적발되지 않았다가 2010년 10건이 홍보성 기사로 드러났고, 경향신문은 08년 1건에서 10년 8건으로 늘었다. 매일경제는 같은 기간 2건에서 36건, 한국경제는 3건에서 22건으로 늘었다.

신문윤리위원회는 비슷한 유형으로 위반한 여러 건의 기사들에 대해서도 한차레의 주의 및 경고 조치를 내리기 때문에 실제 홍보성 기사는 훨씬 많은 것으로 파악됐다. 조선일보의 경우 10년에 20차례 주의 경고를 받았지만 홍보성 기사는 61건으로 집계됐고, 36차례 주의 경고를 받았던 매일경제의 홍보성 기사는 65건으로 파악됐다.

신문윤리위원회가 적발한 홍보성 기사들의 유형을 보면 ▲기업이나 국가 또는 지방자치단체의 브랜드, 상품, 사업 ▲시승기를 포함한 자동차 ▲아파트와 상가 등 부동산 분양 ▲은행, 카드, 펀드, 증권, 재테크 등 금융상품 ▲골프장 또는 골프용품 △대학, 학습교재, 학원 등 교육 ▲패션, 보석, 시계, 명절선물, 화장품, 아웃도어 제품, 식품▲웰빙, 건강, 병의원 등으로 나타났다.

황 국장은 "홍보성 기사 안에 특정 상품의 이름을 넣은 사례도 발견된다"면서 "주요 신문 섹션의 아웃도어 상품기사에서 자주 찾아볼 수 있고 상품의 이름을 넣은 홍보성기사가 실린 면에는 유명한 아이돌 그룹이 그 상품을 입은 광고를 싣고 있다. 이는 신문판 제품간접광고라고 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홍보성 기사는 또한 신문사 발생부수와 비례한 것으로 나타났다. ABC 협회에 신고한 발행부수에 따르면 조선일보는 184만 4천부로 경향신문(29만 2천부)와 한겨레(28만 1천부)보다 6배 정도 발행 부수가 많은데, 홍보성 기사 역시 61건으로 경향 9건, 한겨레 10건보다 6배 가량 많았다.

황 국장은 "주요 신문에서 신문매출액 및 발행부수가 홍보성 기사의 수와 거의 비례하는 것을 우연의 일치로 보기는 어렵다"며 "홍보성 기사를 많이 실었다는 것은 광고도 그만큼 많이 따냈다는 것을 뜻한다. 따라서 신문사와 대기업들이 외부에는 드러내지 않고 이심전심으로 홍보성 기사와 광고를 주고 받지만 여기에도 시장경제의 원리가 작동한다는 뜻"이라고 지적했다.

황 국장은 "전체 신문의 광고 점유율이 5~10년 사이에 5~6%로 떨어져 잡지 광고의 2009년도 매출액 5000억원 안팎이 될 것으로 예상하는 광고 전문가도 있다"면서 "신문 경영이 악화되면 아무리 직업 윤리를 강화하더라도 홍보성 특집과 섹션이 더 기승을 부릴 뿐 아니라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가속될 것이다. 홍보성 기사는 발행부수 및 신문 매출액이 많은 메이저 3개 신문사에서 더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황 국장은 "개별 신문사와 한국신문윤리위원회가 자율적으로 홍보성 기사 게재를 자제할 틀과 기준을 새로 만들어야 할 필요가 있다"면서 "신문윤리강령과 신문윤리실천요강을 제대로 지킬 수 있도록 홍보 관련 기사의 세칙을 만드는 것이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고 강조했다.

저작권자 © 미디어오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