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계정 '우리민족끼리' 트위터를 리트윗한 혐의로 구속 기소된 박정근씨에 대한 보석 신청 수용 여부 결정이 늦춰지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박씨 재판을 맡은 판사가 전보 인사 대상에 포함되면서 이례적으로 공판 기일이 늦춰진 것으로 알려졌다. 

박씨 변호인단은 지난달 11일 박씨의 구속이 결정되고 난후 구속적부심을 청구했지만 기각 당하고 지난달 31일 검찰에 기소됐다. 법원은 검찰의 공소장을 접수받으면 2주 안에 공판기일을 잡게 돼 있다. 그런데 박씨 사건의 판사가 전보 발령을 받고 구속재판 심리를 후임 판사에게 물려줘야 될 상황에 놓이면서 공판 기일도 오는 3월 9일 잡히게 된 것이다.

박씨 변호인단은 공판 기일이 한달 뒤에 잡히고 이에 따라 박씨의 인신구속 기간도 길어지자 지난 15일 보석신청을 했다. 하지만 이마저도 결론이 나오지 않고 있다. 보석 신청 심문 후 결정은 재판부가 합의부였을 때는 통상 일주일 정도가 걸리지만, 박씨 사건과 같이 단독부(수원지방법원 형사3단독부)일 경우 1~2일 정도가 걸린다.

박씨를 변호하고 있는 이광철 변호사는 "판사 입장에서 후임 판사가 선고를 할 구속 사건인데, 보석 여부에 대해 결정하는 것이 부담스러운 측면이 있을 것"이라며 "내부 인사에 따라 기일이 늦게 잡힌 것도 판사 개인의 잘못이 아니라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공동 변호인 이민석 변호사는 "재판을 빨리 받을 권리가 있는데 박씨 입장에서는 그런 측면에서 피해를 입고 있는 것은 맞다"면서 "15일 보석 심문에서 판사가 면밀히 검토하겠다는 취지로 말했기 때문에 조만간 보석이 결정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민석 변호사는 "박씨가 올린 트윗글이 7만건에 이른다"면서 "관련 자료를 제출해야 하는데 공정한 재판을 위해서도 박씨가 나와서 자료를 찾을 수 있도록 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조영권 '박정근 공동대책위원회' 언론홍보위원장은 통화에서 "법원 인사 문제는 조직 내 시스템의 문제일 뿐이고 박씨가 재판을 빨리 받을 권리는 이와 무관하게 보장해줘야 하는 것 아니냐"면서 "빠른 보석 판결을 요청한다"고 말했다.

한편, 박씨는 지난해 9월 수사가 시작되고 난후 병원에서 급성 스트레스 장애를 진단받고, 구치소에서 치료약을 복용하고 있는 등 건강 상태가 좋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자립음악생산조합이 오는 19일 한국예술종합학교에서 박정근 석방 촉구 공연을 열 예정이다. 공연 수익금은 박씨의 법정 변호에 필요한 후원금으로 쓰여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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