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일보의 실질적 사주인 순복음교회가 국민일보의 현 경영상태와 관련, 앞으로 2년 이내에 경영합리화가 안될 경우 국민일보를 폐간하겠다는 입장을 공식 표명했다. 순복음교회의 이같은 입장표명은 지난 3월25일 경향신문 김승연회장이 경영상태에 따라 1년내에 폐간할 수도 있다고 발언한데 이어 나온 것으로 신문사간 무한경쟁의 여파가 일부 신문사들의 존폐문제로까지 확대되고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 ◀관련기사 3· 6면

여의도 순복음교회(당회장 조용기목사)는 지난 10일 임시당회를 소집, 당회원 일동 명의의 ‘국민일보 경영부실과 개혁추진에 대한 재단 당회의 결의문’을 통해 △앞으로 2년이내에 경영합리화가 안될 경우 폐간한다 △교회 재단의 신문사 지원금 규모를 내년부터 연차적으로 60억원씩 삭감하고 3년째부터는 전액 자립경영토록 한다고 못박았다.

순복음 교회는 그동안 매년 2백16억원 정도를 국민일보에 지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당회는 △개혁은 사장 중심으로 추진하고 임기중 사장을 결코 경질하지 않는다 △개혁이 실패할 경우 또한 폐간한다고 밝히면서 개혁에 방해되는 무능한 인물은 단호히 정리하되 향후 집단행동은 절대 엄금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이같은 순복음교회 당회의 결의는 지난 88년 국민일보 설립 이후 매년 최소 10억원에서 최대 2백30억원까지 총 9백억원이 넘는 적자를 내고 있는데 따른 것으로 그동안 교단내부에서는 더이상 국민일보 경영부실을 방치해서는 곤란하다는 입장이 꾸준히 제기돼 온 것으로 알려졌다.

순복음교회의 한 고위관계자는 “당회의 결정은 신문사 경영의 자생력을 키우라는 채찍의 의미이지 폐간이 절대적인 결정은 아니다”라며 당회의 조건부 폐간 결정의 의미를 설명했다. 그러나 국민일보 사장실은 “재단의 결정에 대해 말할 입장이 못된다”며 답변을 회피했다.

이에대해 국민일보 노동조합(위원장 이철준)은 당회의 이번 결정에 크게 반발하고 있다. 노동조합은 지난 11, 12일 비상총회와 대의원회를 잇따라 열고 △부실경영 원인과 적자 내역 공개 △‘개혁’부작용과 조직개편 실패에 따른 책임자 문책 △중장기 투자계획 등 회사운영 청사진 제시 등을 요구했다.

노조는 이같은 요구 조건이 관철되지 않을 경우 준법투쟁 등 강력한 투쟁을 벌여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번 신문의 조건부 폐간을 결정한 순복음교회 당회는 조용기목사와 교회운영에 핵심적 역할을 맡고 있는 장로들로 구성된 교회 최고의결기구로 국민일보 운영전반을 관장하고 있다.

한편 언론계에선 국민일보 폐간시사와 관련, 90년대 들어 본격화 되기 시작한 신문사간 무한경쟁의 와중에서 신문사간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심화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앞으로 신문사간 살아남기 경쟁이 더욱 가속화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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