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인터넷매체의 경영난이 하루 이틀 일은 아니지만 지난 6일 레디앙의 정간 소식은 많은 사람들을 우려케 했다. 레디앙이나 참세상, 프로메테우스, 미디어충청, 참소리 등은 온라인 진보진영 인터넷 매체로 사실상 광고도 없이 후원금과 기타 수익금으로 운영되고 있어 재무구조가 취약할 수 밖에 없다.

하지만 이들 매체가 사회적 약자나 소수에 관심을 기울이고, 진보진영의 담론을 생산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는 점에서 그 사회적 역할의 중요성은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오마이뉴스, 프레시안, 민중의 소리 등도 이러한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고 있지만 이들 군소매체의 경우 포털에 노출되기 어렵고 광고도 ‘돈 되는 광고’ 보다는 사회적 광고를 게재하는 것이 대부분이다.

때문에 이들 매체의 공통점은 기자의 수가 적고 임금은 최저수준에 머문다는 점이다. 기자의 수가 적으니 노동 강도가 높고 기사의 순도가 높아도 생산량은 한계가 있다. 생산량에 한계가 있으니 거대 언론처럼 사회적 이슈를 따라갈 수도 없고 더 많은 사람에게 노출할 수도 없다. 그리고 많은 사람들에게 노출할 수 없으니 후원회원 확장이나 광고 수주에도 어려움을 겪는다. 악순환이지만 이를 잘 알고도 개선방안을 찾지 못한다.

정간을 선언한 레디앙의 경우는 그동안 정기적으로 들어오는 후원금과 출판 사업을 통해 매체 사업을 보조해왔지만 <88만원 세대>이후 책 판매량이 하락하면서 어려움에 직면했다. 그리고 지난해 4월부터 불과 1명의 기자로 매체를 운영해왔다.

레디앙은 향후 1~2개월 내 제 2창간의 각오로 서비스 재개를 목표하고 있지만 상황이 여의치 않다. 최저임금선의 월급을 받는 상황에서 매체력을 회복하기 위한 기자 충원이 어렵고 이를 극복할 방법도 모호하다.

참세상이나 미디어충청 등은 후원금 체제로만 매체를 운영하고 있다. 광고는 자본에서 독립적인 언론의 모습에 맞지 않아 출판, 시민단체 광고 등을 받는다. 게다가 참세상의 경우 최근 지난 2007년 당시 대선 보도에 댓글 규정 위반으로 검찰로부터 벌금 500만원을 부여받았다. 어렵게 운영하는 독립매체에는 감당하기 어려운 금액이다.

참세상 김용욱 기자는 “자본에 독립하는 대안언론으로 후원금을 받고 있지만 운영하기 쉽지 않다”며 “이들 언론들이 큰 인터넷 언론조차 관심 없는 영역을 찾아 보도하고 있지만 인원이 적어 노동 강도는 높고 미래를 담보하기 어려울 정도로 월급은 적으니 사명감이 더 요구된다”고 말했다.

지난해 민주언론시민상을 수상한 미디어충청 정재은 기자는 “비영리 단체 수준으로 회원제로 운영되다보니 재정적인 돌파구가 별로 보이지 않는다”며 “노동과 삶에 대한 이야기와 저항하는 사람들의 목소리를 담는 매체이다 보니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방식이 한정되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소극적인 방식이지만 구조적으로 한계가 있고, 또 이 구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돈이 있어야 하는 상황”이라며 “기자 입장에서도 그러한 언론들이 생겨야 하는데 폐간된 이야기도 종종 들린다”고 말했다. 또한 “언론에 관심을 갖는 분들이 많아도 주머니 상황이 안 좋으니 후원으로 연결되지는 않는다”고 안타까워했다.

사실상 마땅한 돌파구를 찾기 어려운 상황. 이에 대해 김용욱 기자는 “대안언론이나 소수언론 같은 경우 다른 곳에서 담지 못하는 약자나 소수자의 목소리가 담긴 만큼 국가가 여론 다양성의 차원의 지원도 할 수 있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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