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저녁 9시께 쌍용자동차 희망퇴직자 민아무개씨가 당뇨 합병증으로 숨졌다. 21번째다. 지난해 11월부터 겨우내 4명이나 죽음을 맞았다.

민씨는 쌍용차 기술연구소에서 일하다 지난 2009년 사측의 정리해고 대상자에 포함됐다. 그리고 희망퇴직을 받아들였다.

14일 전국금속노동조합 쌍용차지부는 민씨의 죽음을 전했다. 노조는 “고인은 쌍용차 사측의 강제 희망퇴직 강요로 희망이 아닌 절망을 선택하여 죽음을 당했다”며 “치료만 제때 하면 죽음으로까지 가지 않았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노조는 고인이 정리해고 이후 술로 하루하루를 지낸 결과 당뇨에 합병증을 앓게 됐다며 “쌍용차 자본이 저지른 살인이 아니고 무엇이겠는가”라고 사측을 비판했다.

“정리해고만 아니었어도 제대로 된 치료를 받아 죽음까지 가지 않았을 거다.”

노조는 희망퇴직 후 일도 거의 하지 못하고 술로 지내며 몸 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았다는 유족의 말을 전하며 “쌍용차는 언제까지 해고노동자들을 죽음으로 내 몰 것인가, 죽음을 생산하는 쌍용차가 답하라”고 요구했다.

다음은 민씨의 동료가 남긴 글이다.

“잠이 오지 않습니다. 선거구 조합원이었던 희망퇴직했던 형님이 세상과 이별을 했습니다. 형님은 당뇨병이 있었습니다. 희망퇴직하고서 그분이 할 수 있는 일은 아무것도 없을 만큼 지칠 대로 지친 그분에게 해고 대상자라는 통보는 사형선고나 마찬가지였습니다. 가장으로서 짊어진 어깨가 얼마나 무거웠을까 생각하니 눈물이 맺힙니다. 해고는 형님에게 너무나 가혹한 살인행위였습니다. 눈이 안 보인다고 울먹거리던 형님에 음성이 귓가에 맴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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