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복음교회의 지원금 조기 삭감 문제로 대립 양상을 보이던 국민일보 노사가 지난 27일 노사 동수가 참여하는 비상대책기구를 구성키로 합의했다. 파국은 막아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된데 따른 것이다. 그러나 이 기구를 통해 얼마나 노사간 의견접근을 이룰지는 아직 미지수다. 여전히 갈등의 불씨는 남아 있기 때문이다.

우선 순복음교회(당회장 조용기 목사)는 이번달부터 매달 10억원씩 지원금을 삭감하겠다는 방침을 계속 밀고 나가겠다는 입장이다. 재단의 재정난이 심각하다는 이유를 들고있다. 실제 순복음 재단은 4백여억원의 부채를 짊어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의도에 짓고 있는 순복음교회 제2선교센터 공사대금 또한 제때 지급하지 못한 상태다. 이와 관련 순복음교회측은 지원금 감소가 불가피한 만큼 감원 이외의 대안은 없을 것이라는 점을 거듭 밝히고 있다.

회사(사장 이건영)측도 재단의 결정에 따를 수 밖에 없다는 판단을 하고 있다. 자구책 마련이나 재단 설득작업을 통해 지원금 삭감분을 어느 정도 줄인다 해도 재정난을 피할 수 없는 만큼 사원들이 앞으로 남은 4회분의 상여금을 반납하든지 아니면 전체를 위해 일부 사원들이 회사를 떠날 수밖에 없지 않느냐는 입장이다.

반면 노조(위원장 이철준)는 어느 것도 받아 들일 수 없다며 재단과 회사측의 방침에 크게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재단측의 지원금 삭감 방침이 철회되지 않는한 감원조치가 따를 것이 명백한 만큼 어떤 형태로든 조합원들에게 피해가 올 수 있기 때문이다. 노조는 일단 비상대책기구 구성에 합의했지만 아직은 반신반의하는 분위기다.

이에따라 노조는 재단측과의 직접 대화채널을 모색 중이다. 애초 당회에서 내년부터 연차적으로 지원금을 줄이겠다고 발표했음에도 불구, 갑자기 조기 삭감으로 돌변한데는 재단내부 실세의 강경입장이 작용했을 가능성이 있는 만큼 직접 재단측과의 대화채널을 가동해 지원금 삭감 방침을 철회시키겠다는 것이다.

현재로선 사태해결을 위한 뾰족한 방안이 없는 듯하다. 일단은 비상대책기구에 기대를 걸 수 밖에 없는 상황이지만 단시간내에 획기적인 돌파구를 마련할 수 있을지도 불투명하다. 국민일보 사태가 단지 재단과 회사내부의 문제만이 아닌 신문 무한경쟁의 파고 속에 놓여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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