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웃스탠딩은 통신, 포털, 인터넷, 업계 소식 등을 다루는 IT 전문 매체다. 뉴스토마토에서 선후배로 만난 기자 2명이 지난 1월 창간했다. 홍대 부근의 한 쉐어오피스에 둥지를 튼 스타트업(초기벤처기업)이지만 이들의 기사와 지향점, 수익모델에서 뉴미디어 저널리즘의 해법을 엿볼 수 있었다. 아웃스탠딩을 이끄는 최준호·최용식 기자를 만나봤다. 

친구와 대화하듯 쉽고 재미있는 기사

아웃스탠딩 기사는 잘 읽힌다. IT영역에 대한 조금의 관심만 갖고 있으면 술술 읽을 수 있다. 정통 뉴스 문법을 벗어난 다양한 형식이 기사의 맛을 더한다. 대화, 순위 매기기, 스토리텔링 등을 시도했고 형식에 제한을 두지 않았다. 모든 기사는 독자에게 말을 건네듯 구어체로 쓴다. 기사 두 세 문단에 한 번 꼴로 이미지나 그래픽이 들어간다. 설명하기 어려운 부분은 아웃스탠딩 고유의 캐릭터가 나와 대화를 하며 쉽게 설명한다. 캐릭터는 외주 작업을 맡긴 것으로 약 100종이 있고 더 늘려갈 예정이다. 인터뷰 기사의 경우 기자 자신을 나타내는 캐릭터와 인터뷰이 사진이 번갈아 나타나며 실제 대화를 보는 느낌이 든다. 이런 다양한 형식은 두 사람이 창간 전 공동 운영하던 블로그에 기사를 올리면서 터득한 경험을 바탕으로 시도됐다. 

 

   
▲ '아웃스탠딩' 홈페이지 메인 화면 갈무리
 

 “저희가 쓴 기사를 그냥 올리는 식으로 블로그를 운영했는데 사람이 너무 안 오는 거예요. 우리가 너무 오만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사람들이 리드, 인용, 설명을 딱딱 갖춘 정통 뉴스 작법을 안 좋아한다는 것을 깨달았어요. 여러 형식을 블로그에 실험하며 틀을 깨니까 많은 사람들이 보러 오고 반응도 좋더라고요.” (최용식 기자) 

그렇다고 저널리즘의 기본 원칙을 놓친 것은 아니다. 두 기자 모두 전 직장에서 IT업계를 취재 하며 익힌 트렌드 감각과 배경 지식을 바탕으로 최준호 기자는 게임·신생 스타트업, 최용식 기자는 포털·소셜커머스에 대한 기사를 주로 쓰며 팩트 체킹도 꼼꼼히 한다고 말했다. 

 

   
▲ 아웃스탠딩 기사 ‘SNS로 홍보하고 싶은 사장님! 꼭 읽어주세요’ 화면 갈무리
 

최준호 기자가 꼽는 아웃스탠딩의 히트작은 지난 3월 썼던 ‘SNS로 홍보하고 싶은 사장님! 꼭 읽어주세요’다. (관련기사:SNS로 홍보하고 싶은 사장님 꼭 읽어주세요) 기업의 SNS 홍보 전략을 담은 이 기사는 SNS 홍보의 잘된 예와 그렇지 않은 예를 비교하고, SNS를 통한 홍보를 할 때 갖춰야 할 마인드, 콘텐츠, 담당자, 기대효과에 대해 다뤘다. 이 또한 넛츠컴퍼니라는 가상 회사의 사장을 캐릭터로 출연시키고 기자가 등장해 그와 대화하며 설명하는 식이다. 이 기사를 계기로 최준호 기자는 지난달 게임회사 넥슨에 초청받아 SNS 홍보에 관한 강의를 하기도 했다.
 “저보다 십 수 년도 더 먼저 IT업계에 뛰어든 나이 지긋한 선배들이 제 말을 듣는 것을 보고 우리 기사가 현업에 도움을 주고 있다는 생각에 뿌듯했어요. 또 어떤 게임사 대표는 제 말을 듣고 홍보 방향을 바꿨다고도 했는데 그 때 기사를 쓰면서 느꼈던 피곤이 확 날아가더라고요.”(최준호 기자)

독자와의 소통은 또 하나의 취재 과정이다

“요즘 볼 만 한 뉴스가 없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기자들이 독자들을 위한 기사를 안 쓰기 때문인 것 같아요. 요즘 보면 기자들은 출입처, 취재원, 자기 회사를 위한 기사는 쓰면서 정작 독자를 위한 기사를 안 쓰더라고요. 그리고 제일 위험한 건데 기자 자신을 위한 기사를 쓰더라고요. 저희는 독자를 위해서만 쓰자고 하니 클릭 하나에 안절부절 못하겠고 기쁘고 댓글 하나하나에 다 신경이 쓰여요.” (최용식 기자)  

아웃스탠딩은 기사에 피드백이 오면 성의껏 답한다. 페이스북 기사에 달린 댓글 하나하나에 기자들이 직접 댓글을 달고 필요하다면 설명도 한다. 페이스북에서 최근 7일 간 △메시지의 90%에 응답한 경우 △전체 응답에 대한 평균 응답 시간이 5분으로 유지된 경우 자동으로 달리는 ‘응답률 높음’ 아이콘이 아웃스탠딩 페이지에 달려있다. 이는 매체전략이자 또 하나의 취재 방법이라고 두 기자는 입을 모았다. 최준호 기자는 지난해 화제가 됐던 뉴욕타임스 혁신보고서를 인용했다.

“버즈피드 기자들은 기사를 마감하는 게 일의 끝이 아니라 송고하는 순간이 바로 일의 시작이라고 하더라고요. 기자와 소통하고 싶고 물어보고 싶은 독자들의 욕구가 왔을 때 그걸 소화하는 게 우리의 역할이라고 생각했어요.”

“아웃스탠딩 SNS 친구 가운데에는 IT업계 오피니언 리더도 많고 업계 관계자도 굉장히 많아요. 저희가 조금만 잘못 써도 바로바로 피드백이 오니까 댓글을 체크하고 답을 다는 것도 저희 공부고 하나의 취재 과정인거죠” (최용식 기자) 

   
▲ 왼쪽부터 아웃스탠딩 최용식 기자와 최준호 기자. 사진=곽보아 기자
 

아웃스탠딩 기사는 주로 페이스북과 홈페이지를 통해 유통된다. 현재 아웃스탠딩의 페북 페이지에 ‘좋아요’를 누르고 콘텐츠를 받아보는 이는 6400여명, 아웃스탠딩은 이 수를 늘리기 위해 다른 유저들을 팔로우하거나 다른 이의 게시물에 ‘좋아요’를 누르지 않는다. ‘아웃스탠딩의 콘텐츠에 이끌려 오는 ‘진성 독자’를 만들기 위함이란다. 네이버로 기사가 검색되지 않음에도 조회 수 수만 건이 넘는 기사가 2주일에 한 건은 꼭 나온다. 흥미로운 점은 모바일 접속자 가운데 유독 애플 아이폰을 통해 아웃스탠딩에 접속하는 이용자가 많다는 점이다. 최준호 기자는 “구글애널리틱스로 분석해보면 아이폰 접속자가 모바일 접속자 가운데 반을 넘는다. 그런데 한국에서 아이폰 쓰는 사람은 전체 스마트폰 이용자 가운데 10퍼센트 정도다”라며 이를 “IT에 관심이 많고 이쪽을 포커싱하는 사업자, 트렌디한 사람들이 우리를 주목하고 있다는 뜻”이라고 해석했다. 

“기사만 써도 먹고살 수 있는 것이 최종 목표”
 
두 기자는 또한 아웃스탠딩의 자랑거리로 ‘건전하게’ 수익을 얻고 있다는 점을 꼽았다. 아웃스탠딩은 광고를 받지 않는다. 그만큼 금전적 압력에 상관없이 독자만을 위해 기사를 쓸 수 있다는 뜻이다. 아웃스탠딩은 △다음뉴스펀딩 △월간 유료컨퍼런스 △피키캐스트 콘텐츠 공급을 통해 돈을 벌어 봤고 앞으로도 이 같은 수익 모델을 추구할 예정이다. 뉴스펀딩을 통해 유명 애플리케이션 ‘김기사’를 만든 박종환 록앤올 공동대표, ‘직방’의 안성우 채널브리즈 대표 등 벤처창업을 통해 활발히 활동하는 이들의 이야기를 다룬 기사 10회를 지난 3월부터 두 달 간 연재하고 784만원을 벌었다. 또한 지난 15일 뉴스펀딩의 주인공들을 초대해 얘기를 듣는 ‘스타트업은 드라마다’ 토크콘서트를 유료로 열어 105명의 참가자가 모이기도 했고 일주일에 두 개씩 콘텐츠를 공급하는 조건으로 피키캐스트와도 계약했다.

최준호 기자는 한국의 미디어 생태계를 “판은 한정돼 있는데 플레이어가 너무 많아서 무너진 경우”라고며 “결국 미디어는 일부 대형매체를 빼고는 B2C(business to consumer) 시장을 공략해야 하는데 우리는 뉴스펀딩과 철저한 유료 컨퍼런스를 통해 완벽하지는 않지만 B2C실험을 했고 어느 정도 성공을 했다”고 자평했다. 

이들은 두 명이 경영과 콘텐츠를 모두 맡다보니 각자 일주일에 기사를 3~4개 밖에 올릴 수 없고, 페이스북을 통해 대부분의 기사가 유통되기 때문에 플랫폼에 종속된 상황이 아쉽다고 털어놨다. 최준호 기자는 “언제 페이스북이 정책을 바꿀지 모르니 직접 우리 트래픽으로 유입되는 독자를 늘려야 한다”며 “한국에 아직 성공한 뉴스앱이 하나도 없는데 결국 우리 뉴스앱을 만들어 성공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최용식 기자는 “결국 기사만 써도 돈이 들어오는 것이 아웃스탠딩이 추구하는 최종 수익 모델”이라며 “우리가 각자의 분야에서 열심히 취재하고 명성을 쌓아 사람들이 우리 이름만 보고도 기사를 보게 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저작권자 © 미디어오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